매일 밥을 짓는 사람도 쌀을 제대로 씻는 방법을 정확히 아는 경우는 드물다. 냄비나 밥솥 내솥에 쌀을 쏟고, 물을 받아 손으로 몇 번 헹궈내는 것이 전부라고 여기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 방식에는 한 가지가 아닌 여러 가지 문제가 겹쳐 있다.
씻는 그릇, 물의 온도, 첫물을 버리는 타이밍, 씻은 뒤 불리는 시간까지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밥의 맛과 질감이 달라지고, 경우에 따라서는 건강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첫물 오래 두면 씻는 게 아니라 불순물을 밥 속에 가두는 것
쌀 겉면에는 도정 과정에서 남은 쌀겨, 먼지, 이물질 등이 붙어 있다. 이것들이 가장 많이 녹아 나오는 것이 바로 첫 번째 헹굼물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첫물에 손을 넣고 한참 저으면서 씻는다. 이렇게 하면 오히려 좋지 않다. 건조한 쌀은 처음 닿는 물을 매우 빠르게 흡수하는 특징이 있어서, 첫물에 담가두는 시간이 길수록 쌀겨 냄새와 불순물이 쌀 속으로 함께 스며든다. 첫물은 손으로 젓기 전에, 물을 부은 지 10초 안에 바로 따라 버리는 것이 맞다.
밥솥 내솥에서 쌀 씻으면 코팅 망가지고 알루미늄까지 먹게 된다
씻는 그릇도 바꿔야 한다. 밥솥 내솥에 쌀을 넣고 그 자리에서 바로 씻는 사람이 많은데, 이 방식은 내솥 코팅을 빠르게 상하게 한다. 전기밥솥 내솥은 불소수지나 세라믹 코팅으로 마감되어 있어 반복적인 마찰에 약하다.
특히 손가락으로 강하게 비비거나 쌀알끼리 마찰이 생기는 세척을 반복하면 코팅 겉면에 미세한 긁힘이 쌓인다. 코팅이 벗겨지면 그 아래의 알루미늄 소재가 드러나게 되는데, 이 상태에서 계속 조리하면 알루미늄 입자가 밥에 섞여 들어갈 수 있다. 내솥 코팅이 손상되면 다시 코팅하기 어렵고 내솥 자체를 새로 사야 한다.
찬물이 아니면 쌀 표면부터 익어버려 속까지 제대로 안 익는다
물의 온도도 중요하다. 따뜻한 물로 쌀을 씻으면 쌀 겉부분이 열에 의해 어설프게 익으면서 안쪽까지 수분이 고르게 스며들지 못하게 된다. 이 상태에서 밥을 지으면 쌀알 겉면만 익고 속은 설익는 결과가 나오기 쉽다. 쌀은 반드시 찬물로 씻어야 하고, 찬물이 너무 차갑게 느껴진다면 거품기나 주걱을 활용하면 된다.
씻는 것만큼 불리는 시간도 밥맛을 바꾼다
씻고 난 뒤 바로 밥을 짓는 것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쌀을 충분히 불려야 밥을 지을 때 쌀알 안쪽까지 수분이 고르게 들어가고, 전분이 균일하게 익어 찰기와 탄력이 살아난다. 불리지 않은 상태에서 바로 가열하면 쌀알 겉면의 전분이 먼저 익어 굳어지면서 속으로 열과 수분이 전달되는 길을 막는다.
불리는 시간은 계절에 따라 다르게 잡아야 한다. 수온이 높은 여름에는 20분 정도면 충분하고, 수온이 낮은 겨울에는 30분에서 40분까지 늘려야 쌀 속까지 수분이 제대로 스며든다. 구입한 지 6개월이 넘은 묵은 쌀은 수분 흡수 속도가 더 느리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30분에서 40분 이상 불리는 것이 낫다. 단, 너무 오래 물에 담가두는 것도 좋지 않다. 몇 시간씩 방치하면 쌀겨 냄새가 다시 배어들고 영양분도 물 속으로 빠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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