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핵 협상에서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부재가 두드러지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루비오 장관이 이달 초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1차 협상은 물론 이후 후속 접촉에서도 자취를 감췄다고 전했다.
협상 테이블 전면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이 배치됐다. 부동산 사업가 출신인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가 이란 측과의 대화를 이끌고 있으며,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도 협상에 깊숙이 개입 중이다. JD 밴스 부통령 역시 이 과정에 참여하고 있어, 전통적으로 국무장관의 영역이던 고위급 외교가 백악관 주도로 전환된 모양새다.
과거 행정부와의 차이가 극명하다. 2015년 이란핵합의(JCPOA) 체결 당시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존 케리 국무장관이 수십 차례 협상장을 직접 찾았다.
역설적으로 이러한 변화가 루비오 장관의 위상 강화를 보여준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그는 현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직을 겸임하고 있는데, 이 자리는 국무부를 비롯한 여러 부처의 정책을 조율하며 대통령에게 직접 자문하는 핵심 보직이다. 백악관 체류 시간이 늘어나면서 현장 외교 활동이 자연스럽게 축소됐다는 분석이다. 두 직책의 동시 수행은 1970년대 초반 헨리 키신저 이후 약 50년 만이다.
본인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지난 12일 밴스 부통령이 파키스탄에서 이란과 장시간 종전 협상을 벌일 때, 루비오 장관은 마이애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나란히 앉아 이종격투기 UFC 경기를 관람했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엠마 애시퍼드 분석가는 "루비오는 협상장보다 트럼프 곁을 선호한다"고 평가했다.
이런 현상이 전례 없는 것은 아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도 러시아 외교와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협상을 국무장관이 아닌 윌리엄 번스 당시 CIA 국장에게 위임한 바 있다.
그럼에도 겸직 체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끊이지 않는다. 두 자리 모두 막중한 업무량을 요구하기에 한 사람이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회의(NSC) 근무 경력이 있는 매튜 왝스먼 컬럼비아대 로스쿨 교수는 "통상적으로 두 역할의 병행은 실책"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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