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는 지난해 장기보험 손해율 상승에 따른 예실차 확대와 자동차보험의 적자라는 이중 부담 속에서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냈다. 더욱이 올해는 손해율 가정 변경에 따른 순이익 감소 가능성과 자동차보험 적자 폭 확대로 경영 환경이 한층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젠 외형 성장보다 수익성과 리스크 관리 역량이 보험사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에 <한스경제> 는 주요 보험사들의 올해 사업 전략과 대응 방향을 진단하고, 불확실한 업황 속에서 각사가 선택한 생존 전략을 집중 점검해보았다. <편집자 주>편집자> 한스경제>
| 서울=한스경제 이지영 기자 | 나채범 한화손해보험 대표가 임기 4년 차를 맞아 자동차보험 확대와 펨테크 기반 여성보험, 글로벌 사업을 축으로 성장 전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해 캐롯손해보험 합병 이후 전략 성과가 가시화되는 가운데, 올해 실적이 연임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보험업계는 올해 실적을 나 대표 체제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은행·보험권에서 통상적으로 적용되는 2+1 임기 관행과 달리, 성과에 따라 장기 연임이 가능한 구조인 만큼, 경영 성과의 중요성이 한층 부각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나 대표는 영업력 확대와 사업 경쟁력 제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지난해 투자손익 개선에도 불구 보험손익 부진이 이어지며 수익성 회복에 한계를 드러낸 만큼, 올해 보험 본업의 체질 개선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화손보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611억원으로 2024년(3823억원)에 비해 5.5% 감소했다. 같은기간 보험손익은 3077억원으로 2024년(3982억원)에 비해 22.7%가 감소했다. 또한 투자손익은 1839억원으로 2024년(1079억원)에 비해 70.4%가 줄었다.
한화손보의 지난해 자기자본수익률(ROE)은 12.45%로 2024년 대비 0.66포인트(p) 상승했다. 총자산수익률(ROA)은 1.80%로 전년 대비 0.23%p 하락했다. 지난해 부실자산 비율은 0.11%로 2024년(0.06%)보다 0.0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가중부실자산이 213억원으로 2024년 대비 97억원 증가한 것이 주효했다.
자본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은 지난해 경과조치 적용 전 기준 174.47%로 2024년 동기(173.81%) 대비 0.66%p가 개선됐다. 경과조치 적용 후 기준 208.96%로 2024년 동기(211.85%) 대비 2.89%p 하락했지만 금융담국 권고치(130%)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 펨테크·자동차·글로벌 '삼각축' 전략…"디지털 하이브리드·수익성 강조"
한화손보는 올해 ‘수익성 중심 경영’과 ‘미래사업 경쟁력 확보’를 축으로 경영전략을 본격화한다. 특히 단순 외형 확대보다는 비용 구조 개선과 자본 효율성 제고를 병행하며 수익성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에 방점을 찍겠다는 구상이다.
우선 펨테크(Femtech)를 활용한 여성보험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여성 특화 보장과 헬스케어 서비스를 결합한 차별화 전략을 통해 신규 수요를 창출하고 시장 내 입지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한화손보는 업계 최초로 설립한 LIFEPLUS 펨테크연구소를 기반으로 여성보험 시장의 상품 경쟁력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차별화된 여성 특화 보장과 헬스케어 요소를 결합한 전략이 신규 수요 창출로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보험 부문에서는 캐롯손해보험과의 통합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는 캐롯손보를 흡수합병을 통해 디지털 경쟁력 내재화와 자동차보험 외형 확대하려는 전략적 결정이다.
한화손보는 이번 합병을 계기로 텔레마케팅(TM)과 사이버마케팅(CM)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영업조직을 신설했다. 자동차·일반보험 CM 채널을 통합해 TM과 대면 영업까지 아우르는 전방위 판매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이 같은 전략은 한화손보가 올해 경영전략에서 제시한 미래사업 방향과도 궤를 같이한다. 디지털 전환을 기반으로 대면·비대면 채널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하이브리드 사업모델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영업 경쟁력 강화와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체계 고도화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에 디지털 서비스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디지털 자동차 관리 서비스 ‘캐롯 카케어’는 출시 1년 만인 지난해 말 기준 회원 수가 10만명을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캐롯의 디지털 유입 경쟁력과 한화손보의 상품·운영 역량이 결합된 시너지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화손보의 올해 1분기 자동차보험 매출은 3000억원을 넘어섰으며 3월 한 달 매출은 1100억원을 돌파하며 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시장 점유율 역시 상승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시장은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 중심의 ‘빅4’ 체제가 유지되고 있지만, 한화손보는 점유율 5.5%로 5위에 올라섰다.
CM 채널 역시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통합 이전 월평균 370억원 수준이던 매출이 올해 1분기 4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되며 약 10% 증가했다. 한화손보는 2030년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 2조원, 시장점유율 10%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보험사의 미래 수익성과 건전성을 나타내는 보험계약마진(CSM)도 개선세다. 한화손보는 자동차보험을 통해 유입된 고객을 장기보험으로 전환하는 교차판매 전략을 병행하며 수익성 중심 경영 기조를 뒷받침하고 있다.
해외 시장 확장에도 나서는 중이다. 한화손보는 지난해 12월 한화생명 인도네시아 법인이 보유하던 리포손해보험(Lippo General Insurance) 지분을 추가 인수해 지분율을 61.5%로 높이며 자회사로 편입했다. 리포손보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별도 기준 126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손보는 이를 계기로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현지 맞춤형 상품과 디지털 기반 영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리포손해보험은 보증보험과 특종보험, 화재보험 등을 주력으로 하는 구조로 자동차보험 비중은 제한적인 수준이다. 이에 한화손보는 캐롯손해보험의 사업 모델을 현지에 접목해 인도네시아 자동차보험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한화손해보험이 자동차보험을 통한 외형 확대와 여성보험 중심의 차별화, 디지털과 해외 시장을 축으로 한 성장 전략이 기업가치 제고는 물론 나채범 대표의 연임을 가를 축으로 보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캐롯손보 통합 이후 자동차보험에서 외형 확대 흐름은 분명히 확인되고 있지만, 결국 관건은 보험손익 개선 여부다”며 “장기보험으로의 전환과 CSM 확대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이어지느냐가 핵심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여성보험과 펨테크 전략은 차별화 측면에서 의미 있는 시도다”라면서도 “디지털 전환과 해외사업까지 병행하는 만큼 단기 성과보다 중장기 수익 구조 개선으로 연결되는지가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