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정부가 농협법 개정안을 서둘러 추진하는 가운데, 농업 현장에서는 개정 방향을 둘러싼 우려와 반발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농민 체감 효과보다 조직 구조 개편에 무게가 실리면서 과거 개혁의 한계를 반복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대구와 충북, 경기 등 권역별로 설명회를 열고 개정안의 취지와 주요 내용을 공유했다. 조합장과 농업인 등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현장에서는 개정안의 방향과 추진 방식 전반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이번 개정안이 농산물 가격 안정이나 농가소득 증대, 유통 구조 개선 등 농업인이 체감할 핵심 과제보다는 감사 체계와 선거 제도 등 내부 지배구조 개편에 집중돼 있다고 비판했다. 농민 삶과 직결된 문제를 외면한 채 조직 틀만 손보는 방식은 개혁의 본질을 벗어난 것이라는 지적이다.
과거 ‘신용·경제사업 분리’ 경험도 이번 개정안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당시 개편은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추진됐지만, 결과적으로 비용 증가와 효율성 저하 등 부작용이 발생했고 농업인이 체감할 성과는 제한적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현장에서는 구조 중심 개편이 오히려 농협을 농민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들었다는 반성이 이어지며, 이번 개정안 역시 같은 흐름을 반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개정안의 추진 과정 역시 논란이다. 설명회가 사실상 확정된 안을 전달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공청회 등 충분한 의견 수렴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과거 개혁 당시 장기간 논의가 이뤄졌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개정은 숙의 과정이 부족한 채 속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서 ‘졸속 입법’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협동조합의 자율성 훼손 문제도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헌법이 협동조합의 육성을 명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개정안은 정부의 관리·감독 권한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고 지적한다.
정부 추천 중심의 감사 구조와 감독 권한 강화는 협동조합을 사실상 공적 통제 체계로 편입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현장에서는 개혁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개정안의 방향과 우선순위를 재설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개혁은 농민의 삶과 현장에서 출발해야 하며, 구조 개편 중심 접근은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현장의 요구는 명확하다. 조직 개편이 아닌 농업인의 실질적 이익을 중심에 둔 개혁, 그리고 충분한 논의를 거친 입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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