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일본 정부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공작기계 업체 마키노후라이스제작소 인수 시도에 대해 사실상 중단을 요구했다.
첨단 공작기계가 방위산업과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가안보 리스크를 문제 삼은 것으로 해석된다.
26일 외신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과 경제산업성은 해당 거래가 안보상 우려를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MBK 측에 계획 철회를 권고했다.
마키노 측 역시 이 같은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조치는 2017년 일본이 외국인 투자 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외환 및 외국무역법을 개정한 이후 실제로 적용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마키노가 생산하는 공작기계는 항공·우주·정밀부품 등 고부가 산업에 활용되는 동시에 군수 분야에서도 사용될 수 있는 대표적인 이중용도 물자로 분류된다.
일본 정부는 이러한 특성상 핵심 기술이 외부로 이전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고 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MBK는 지난해 6월 마키노 지분 인수를 위한 공개매수를 발표했다. 제시된 가격은 주당 1만1751엔 수준으로, 약 2,300만 주를 대상으로 하는 대형 거래다. 인수 자금은 약 8조 원 규모의 바이아웃 펀드를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일본 법령에 따라 MBK는 정부 권고를 받은 뒤 일정 기간 내 수용 여부를 결정해야 하며, 시한은 5월 초로 알려졌다.
현재 MBK는 대응 방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를 두고 일본이 경제안보를 정책의 핵심 축으로 끌어올렸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주요국들이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외국 자본을 선별적으로 제한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이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를 통해 유사한 심사를 시행하고 있으며, 일본 역시 이를 참고한 통합 심사체계 구축을 추진 중이다.
한편 이번 사안을 계기로 MBK의 지배구조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외신은 김병주 회장을 ‘한국계 미국인 투자자’로 소개하며, 투자 의사결정 구조에서 그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점을 언급했다.
실제로 내부적으로는 투자심의 과정에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해외 투자자의 지분 비중도 높은 편이어서, 일본 당국이 실질적 통제권을 문제 삼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같은 논란은 국내에서도 낯설지 않다. MBK는 과거 두산공작기계 매각 과정에서 중국 기업으로의 이전이 추진되자 기술 유출 우려가 불거지며 거래가 무산된 바 있다.
이후 해당 기업은 국내 업체에 매각됐다.
최근 고려아연을 둘러싼 갈등 역시 단순한 경영권 분쟁을 넘어 국가핵심기술과 자원 안보 문제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핵심 광물과 첨단 소재를 확보한 기업의 경우, 인수 주체에 따라 국가 산업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정부의 개입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이번 사례는 글로벌 자본 이동이 자유로운 시대 속에서도 기술과 산업은 점점 더 강한 국가 통제 아래 놓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평가된다.
한국 역시 유사한 상황에 대비한 명확한 기준과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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