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재무 부담에 추가 인하 불가" vs 입점단체 "전반적으로 낮춰야"
내일 예정 2차회의 취소…상생 무산 시 '수수료 상한제' 입법 압박 커질 듯
(서울=연합뉴스) 한주홍 기자 = 배달앱 수수료와 배달비 인하를 논의하기 위해 여당 주도로 출범한 사회적 대화 기구가 좌초 위기에 놓였다.
배달앱이 추가 수수료 인하에 난색을 보이는 데다, 입점업체 단체 간 입장 차이도 커 상생안 도출이 사실상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을(乙) 지키는 민생 실천 위원회'(을지로위원회) 주도로 구성된 이 기구에는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 플랫폼과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한국외식업중앙회,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등 입점업체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 배달앱 "하위 구간 확대" vs 입점업체 "실효성 없는 생색내기"
현재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지난 2024년 11월 도입된 체계에 따라 매출 규모별로 중개 수수료를 차등 적용하고 있다. 상위 35%는 7.8%, 35%∼80% 구간은 6.8%, 하위 20%는 2.0%를 각각 부담하는 구조다.
지난 10일 열린 1차 회의에서 양사는 2.0%를 적용하는 하위 구간을 기존 20%에서 30%로 확대하는 대신, 나머지 70%에는 7.8%를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달 거리 1㎞ 이내 구간을 신설해 5%대 수수료와 2천원대 후반의 배달비를 적용하는 방안도 함께 제안했다.
이에 대해 을지로위는 일부 입점업체의 수수료 부담이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며 전반적인 수수료 인하를 요구했다.
거리 기준 개편안에 대해서도 일부 입점업체 측은 "배달 가능 범위가 크게 줄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2.5㎞ 구간 신설 등을 역제안했다.
◇ "추가 인하 어렵다" 배달앱 완강…입점단체 내부 이견도 변수
을지로위는 이러한 요구를 반영해 플랫폼 측에 진전된 대안을 요청했지만, 배달앱은 추가 수수료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플랫폼 측은 "영구적인 수수료 인하는 재무적 부담이 커 사업 지속가능성에 한계가 있다"며 "추가적인 비용 부담은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동 정세 장기화에 따른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논의됐던 한시적 상생안도 당초 수수료 인하에서 식자재·포장재 및 배달비 지원 등으로 방향이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입점업체 단체들 사이의 의견이 엇갈리는 점도 협상을 어렵게 만드는 대목이다.
하위 구간 확대를 긍정적으로 보는 소상공인 단체와 달리, 배달 매출 규모가 큰 단체들은 전반적인 수수료 인하를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일부 단체는 현재 배달앱이 내놓은 안도 수용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다른 단체는 수용이 어렵다고 보고 있어 합의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이해관계가 다른 주체들을 한자리에 모아 단일한 상생안을 도출하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입점업체 간 이견 조율부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단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2차 회의 취소…'수수료 상한제' 입법 속도 내나
을지로위 관계자는 "현재 수수료 체계보다 오히려 후퇴한 안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플랫폼에 상생 의지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초 27일로 예정됐던 2차 회의는 취소됐고, 다음 회의 일정도 잡히지 않은 상태다.
상생안 도출이 무산될 경우 배달앱 규제 입법 논의가 속도를 낼 가능성도 있다. 현재 국회에는 배달앱의 수수료 상한을 법으로 규제하는 법안들이 다수 발의돼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배달앱의 입장 변화가 없을 경우 입법 논의가 본격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ju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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