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에 원화 흔들…지난달 실질가치 금융위기 후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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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에 원화 흔들…지난달 실질가치 금융위기 후 최저

연합뉴스 2026-04-26 05:49: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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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수입물가 뛰며 구매력↓…일본·노르웨이 이어 세 번째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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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지난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코스닥,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2026.4.23 kjhpress@yna.co.kr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지난 달 중동 전쟁 여파로 원화 실질 가치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동발 유가 충격으로 환율과 수입 물가가 급등하면서 국제 교역에서 원화의 구매력은 주요국 중 세 번째로 낮았다.

26일 한국은행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한국의 실질실효환율(Real effective exchange rate) 지수는 3월 말 기준 85.44(2020=100)로, 한 달 전보다 1.57포인트(p) 하락했다.

이는 2009년 3월(79.31) 이후로 17년 만에 최저치다.

실질실효환율 지수는 외환위기 당시 최저 68.1, 금융위기 당시 최저 78.7까지 떨어진 적이 있다.

실질실효환율은 한 나라의 화폐가 국제 교역에서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의 구매력을 가졌는지를 나타내는 환율이다.

특정 상대국 통화와 1:1 관계만 보여주는 명목 환율과 달리, 주요 무역 상대국들의 통화 가치 및 물가 등도 반영해 해당 통화의 실질 가치를 보여준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기준 연도(2020년) 대비 해당 통화가 고평가, 100보다 낮으면 저평가된 것으로 판단한다.

실질실효환율 지수는 2020년 10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100선을 웃돌다가 이후 달러 강세·아시아 통화 약세의 영향으로 90대 중반에 머물렀다.

그러다 2024년 12월 비상계엄 사태를 계기로 90대 초반으로 뚝 떨어진 뒤 한동안 비슷한 수준에서 횡보했다.

지난해 10월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실질실효환율은 80대로 내려왔고 지난 달까지 6개월째 90선을 밑돌고 있다.

최근 월별 주요국 실질실효환율 지수 추이(단위:포인트)
※ 한국은행 자료.
구분 한국 미국 일본 유로 중국
2024년 12월 말 91.37
112.85
72.4
99.65
92.26
2025년 1월 말 91.7
114.5
71.93
98.51
92.64
2월 말 91.36 113.7 73.14 98.11 92.22
3월 말 89.58 112.36 73.97 100.68 90.55
4월 말 89.67 110.87 76.31 103.58 87.67
5월 말 91.67 109.26 74.9 102.77 86.85
6월 말 92.44 108.05 74.03 103.9 86.19
7월 말 91.36 107.28 72.49 104.42 86.38
8월 말 90.7 107.95 72.41 104.36 86.78
9월 말 90.53 107.49 71.79 104.6 87.22
10월 말 89.15 107.69 70.81 104.16 87.97
11월 말 87.23 108.01 69.66 103.68 88.81
12월 말 86.5 106.71 68.46 104.15 89.44
2026년 1월 말 87.15 106.19 67.56
103.28
90.06
2월 말 87.01 105.12 67.02 103.16 90.41
3월 말 85.44 107.62 66.33 102.77 91.54

지난 달 한국의 실질실효환율은 BIS 통계에 포함된 64개국 중 일본(66.33)과 노르웨이(72.7)에 이어 세 번째로 낮았다. 일본 엔화의 경우 지난 달 실질실효환율이 1973년 변동환율제 전환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다.

중동 전쟁으로 유가와 더불어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원화의 실질 가치 하락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 기준 6.3% 뛰었고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00원 선을 넘기도 했다.

이낙원 NH농협은행 FX파생전문위원은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이 에너지 의존도가 큰 우리 경제에 압박으로 작용하며 실질실효환율을 떨어트렸다"고 말했다.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입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른 것도 원화의 실질 구매력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한은에 따르면 3월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는 169.38로, 2월(145.88)보다 16.1% 올랐다. 1998년 1월(17.8%) 이후 28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신한은행 S&T센터 백석현 이코노미스트는 "수출 가격이 오르고 수입 가격이 내리면 실질 구매력이 커져 실질실효환율은 상승하는데, 지난달에는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입 가격이 올랐고 그에 따라 원화의 실질 구매력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이 휴전에 들어가면서 이달 들어 환율 상승세가 다소 진정됐지만, 정세 불확실성과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환율이 여전히 1,470∼1,480원 선에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쟁이 끝나더라도 당분간은 환율 하락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석현 이코노미스트는 "표면적으로 전쟁이 출구를 찾게 되면 환율이 단기적으로 하락하겠지만,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카드를 완전히 포기할 가능성은 적기 때문에 환율 하락 폭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면서 "하반기 평균 환율은 1,450원 선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낙원 FX파생전문위원은 "1,460∼1,470원 선에 형성된 달러 실수요 수급이 환율 하단을 막고 있다"면서 "미국 인공지능(AI) 산업 성장 기대감이 오히려 미국 증시 매력도를 높이고 있다. 전쟁이 완전히 종식되더라도 유가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 힘든 점도 고려하면 하반기 원화 강세폭은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3월 말 국가별 실질실효환율 지수(단위:포인트)
※ 국제결제은행(BIS) 자료, 오름차순 정렬.
국가 지수
일본 66.33
노르웨이 72.7
한국 85.44
인도 91.05
중국 91.54
인도네시아 93.5
프랑스 95.16
홍콩 95.4
사이프러스 96.02
덴마크 96.24
모로코 96.61
핀란드 96.79
대만 97.44
룩셈부르크 97.61
캐나다 98.17
아랍에미리트 98.5
포르투갈 98.93
이탈리아 98.99
태국 99.28
필리핀 99.34
스웨덴 99.71
독일 100.6
사우디 아라비아 100.61
뉴질랜드 101.33
슬로베니아 101.34
그리스 102.61
유로지역 102.77
벨기에 103.2
아일랜드 103.34
칠레 103.5
스페인 103.81
스위스 104.22
몰타 104.35
오스트리아 104.52
크로아티아 105.29
네덜란드 105.65
라트비아 107.44
미국 107.62
튀르키예 107.88
이스라엘 108.56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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