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협상단의 파키스탄 방문이 갑작스레 취소되자 이란이 불과 10분 만에 기존보다 진전된 제안서를 내놓았다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이슬라마바드행 대표단 일정을 중단시켰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란 측 협상단이 전날 파키스탄에 도착했다가 당일 떠난 데 이어 미국마저 방문을 철회하면서, 이번 주말 예정됐던 2차 종전 회담은 사실상 무산된 상황이다.
"이동에 소모되는 시간이 지나치게 크고 처리해야 할 업무가 산적해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밝혔다. 이란 내부 권력 구조에 대해서도 "지도부 안에서 극심한 분열과 혼란이 벌어지고 있어 실권자가 누구인지 당사자들조차 파악하지 못한다"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협상력에서 미국이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도 부각됐다. "우리 손에 모든 패가 쥐어져 있고 상대에겐 아무것도 없다"며 "대화를 원한다면 전화 한 통이면 된다"고 적었다. 군사시설 타격과 해상 봉쇄를 통해 이란을 압박해온 상황에서 협상 주도권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플로리다주 팜비치 공항에서 에어포스원 탑승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내분 주장을 반복하면서도 "필요한 상대라면 누구와도 협상할 용의가 있다"고 말해 대화 여지를 열어뒀다.
협상단 방문 취소 배경에 대해 '전날과 달라진 게 무엇이냐'는 질문이 쏟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별히 달라진 건 없다"면서 "다만 그들이 가져온 문서가 우리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뿐"이라고 답했다. 이어 "취소를 통보하자마자 채 10분도 지나지 않아 한층 개선된 새 문서가 도착했다"고 덧붙였다.
이란이 처음에는 불충분한 답변을 제시했다가 미국의 강경 대응 직후 입장을 수정했다는 취지여서 눈길을 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 자체는 복잡할 게 없다. 극히 단순하다"며 "이란의 핵 보유는 용납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앞서 백악관은 이란이 대면 회담을 요청했다며 스티브 윗코프 특사와 재러드 쿠슈너 등으로 구성된 협상단이 파키스탄으로 출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이끄는 협상단과 만날 계획이라고 전했으나, 테헤란은 미국과 직접 마주 앉지 않겠다는 기조를 유지해왔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슬라마바드에서 셰바즈 샤리프 총리, 아심 무니르 군 총사령관과 회동해 이란 측 입장을 전달한 뒤 귀국길에 올랐다.
휴전 중인 양국은 지난 11~12일 1차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21일 예정됐던 2차 회담 역시 성사되지 않았다. 이번 주말 일정마저 무산됨에 따라 당분간 파키스탄을 매개로 한 간접 협상 방식이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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