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경제를 이끄는 기업가들이 한 마을에서 쏟아져 나왔다면 믿어질까. 경남 진주시 지수면에 자리한 승산마을은 삼성, LG, GS, 효성 등 국내 대표 기업 창업주들을 배출한 '기업가정신의 성지'로 통한다.
이 작은 마을은 유엔관광청이 주관하는 '세계 최우수 관광마을' 공모에서 대한민국 최종 후보지 중 하나로 선정되며 세계가 주목하는 명소로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회장님들의 생가가 모여 있는 한옥마을의 고즈넉한 정취와 그 속에 깃든 남다른 이야기를 만나보자.
100대 재벌 30명을 배출한 지수초등학교의 전설
승산마을 여행의 출발점은 지금은 문을 닫은 지수초등학교다. 1980년대 한국 100대 기업인 중 30명이 이 학교 출신이라는 사실은 입이 떡 벌어질 만큼 놀랍다. 특히 LG 창업주 구인회 회장과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 이곳에서 함께 공부한 단짝이었다는 점은 마을의 범상치 않은 기운을 증명한다.
비록 지금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사라진 교정이지만, 대기업 회장들이 모교를 아끼는 마음으로 지어준 체육관과 교정에 남은 흔적들은 이곳이 지닌 이력을 잘 보여준다. 학교 안에는 '부자 소나무'라고 불리는 나무가 있는데, 이병철 회장과 구인회 회장이 함께 심고 가꿨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 나무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부의 기운을 얻으려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회장님 생가 12채가 모인 보기 드문 한옥마을
마을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잘 정돈된 기와집과 반들반들한 마룻바닥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승산마을은 구 씨와 허 씨 가문이 모여 사는 마을로, LG 구인회 회장 생가를 비롯해 GS 허창수 회장 생가 등 대기업 창업주들의 생가 12채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담장 너머로 보이는 한옥들은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품격 있는 자태를 유지하고 있다. 대부분의 집은 현재 기업가 가문에서 직접 관리하고 있어 안을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는 없지만, 세월이 묻어나는 골목의 기와 담장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그윽한 한옥의 향기가 전해진다. 마을 사람들은 서로를 끌어주고 밀어주는 끈끈한 가족애가 오늘날의 거대한 부를 일구는 밑거름이 되었다고 입을 모은다.
솥바위 예언과 배산임수가 빚어낸 명당의 기운
땅의 기운을 중시하는 이들은 이곳이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는 명당 지형이라고 설명한다. 마을 뒤편의 방어산이 바람을 막아주고, 앞으로는 남강이 휘감아 흐르는 지형 덕분에 예부터 재물이 모이는 곳으로 유명했다. 특히 인근 정암강의 '솥바위'와 관련된 이야기는 전설 같은 실화로 남아 있다.
가마솥을 닮은 이 바위를 중심으로 삼성, LG, 효성 창업주의 생가가 정확히 20리(약 8km) 거리 안에 자리 잡고 있다. 아주 오래전 한 도인이 "이 바위를 중심으로 큰 부자 세 명이 나올 것"이라고 예언했다는 이야기는 마을을 찾는 이들에게 신비로움을 더해준다. 지형이 주는 아늑함과 전설이 어우러져, 이곳을 걷다 보면 정말로 좋은 기운이 몸속으로 스며드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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