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으로 인해 미군의 첨단 무기 비축량이 줄어들면서 아시아와 유럽의 안보 태세가 약화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란 전쟁 이후 미국의 첨단 정밀 무기 탄약 재고가 급감, 아시아와 유럽에서의 준비태세가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고 23일 보도했다.
NYT가 인용한 미국 행정부 및 의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군은 ‘장대한 분노’ 작전 개시 이후 스텔스 순항미사일인 ‘합동 공대지 원거리 미사일 확대사정거리형’(JASSM-ER)을 약 1천100발 사용했다. 남은 수량은 약 1천500발 정도로 파악된다.
한 발 가격이 약 110만달러(16억원)인 JASSM-ER은 본래 미국이 중국과 전쟁을 벌일 경우를 대비해 만든 미사일이다. 사거리는 1천km로, 적의 방공망이 미치는 범위 바깥의 목표물을 뚫고 들어갈 수 있게 설계됐다.
1991년 제1차 페르시아만 전쟁 이후 미국이 실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해 온 토마호크 장거리 순항미사일 역시 1천발 이상 사용됐다. 한 발 당 360만달러(53억원)로, 현재 연간 구매량의 약 10배나 많은 수준이다.
워싱턴DC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3월27일에 낸 보고서에서 워싱턴포스트(WP) 보도를 인용하며 미군이 당시까지 ‘장대한 분노’ 작전에서 토마호크 850발을 사용했으며 남은 재고가 3천발대 초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당시 CSIS는 “이번 전쟁을 수행하는 데에 충분한 탄약은 있지만, 장대한 분노 작전에서 토마호크와 다른 미사일들의 지출이 많아 다른 전구(戰區·theater)에서 미국의 위험이 높아지며, 특히 서부 태평양에서 그렇다”고 전했다.
한 발당 가격이 400만달러(59억원)에 달하는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도 작년 전체 생산량(약 600발)의 2배인 1천200발 이상 발사됐다.
정밀타격미사일(PrSM)과 에이태큼스(ATACMS) 지대지 미사일도 1천발 넘게 소모돼 재고 수준이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
이 같은 미군의 글로벌 탄약 재고 소모로, 미국 미국 국방부는 아시아와 유럽에 배치했던 전략 물자를 중동으로 긴급 수송해야 했다.
천문학적인 전쟁 비용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백악관은 공식 추산치나 집계치를 내놓지 않고 있으나, CSIS와 미국기업연구소(AEI) 등 독립적 싱크탱크들이 4월 초에 낸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까지 전쟁에 투입된 비용은 280억∼350억달러(41조∼52조원)으로 추산됐다. 하루에만 10억달러(1조5천억원)가 소모된 셈이다.
특히 국방부 관계자들이 연방의회 의원들에게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개전 초기 이틀간 소모된 탄약 가격만 56억달러(8조3천억원)였다.
NYT는 미국이 탄약 비축량을 이전 수준으로 복구하기 위해서는 지역별 전력 배치에서 뼈아픈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상원 군사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잭 리드(로드아일랜드) 의원은 “현재의 생산 속도로는 우리가 소진한 것을 복구하는 데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CSIS의 선임 고문인 마크 F. 캔시언 퇴역 해병대 대령 또한 “미국이 충분한 재고를 보유한 탄약 종류도 많다”면서도 “일부 핵심 지상 공격 및 미사일 방어 탄약은 전쟁 전에도 부족했으며 지금은 더욱 부족해졌다”고 말했다.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아시아 지역의 전력 공백이다.
남중국해에 있던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전단과 태평양 지역 2개 해병원정전투단(MEU) 해병대원 약 4천400명이 중동으로 이동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NYT 기사에 대해 “이 기사의 전제 자체가 거짓”이라며 “미합중국은 세계 최강의 군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외에 비축된 미군의 무기와 탄약은 본토를 효과적으로 방어하고 통수권자가 지시하는 모든 군사 작전을 완수하기에 충분하고도 남는다”고 반박했다.
숀 파넬 국방부 수석대변인은 작전 보안을 이유로 특정 전구의 요구 사항이나 글로벌 자산 역량에 대한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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