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박정현 기자 | 해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출발한 ‘초단기 유행템’이 2030 소비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며 셀러 추천 제품이 온오프라인 매진 사태를 빚는 등 SNS를 중심 유통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
이처럼 SNS가 핵심 유통 인프라로 진화하며 라이브 커머스와 인플루언서 기반 판매가 확대되고 있지만 관련 규제 미비로 소비자 피해도 우려된다. 이에 올해 개정되는 전자상거래법이 그간 뒤쳐졌던 소비자 보호 체계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 SNS, 2030 소비 핵심 축으로 떠올라
24일 업계에 따르면 인스타그램, 스레드, 틱톡 등 글로벌 SNS 기반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인기 아이돌이나 인플루언서의 콘텐츠가 곧바로 구매로 이어지고 있는데다 개인 SNS 계정을 활용한 공동구매(공구), 라이브커머스 등 다양한 거래 방식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라방바 데이터랩에 따르면 라이브 커머스 시장 규모는 2022년 2조원에서 점점 커져 2025년 4.7조원으로 높아졌다. 리서치 앤 마켓도 소셜커머스 시장 규모가 작년 8727억1000만달러에서 올해 9923억8000만달러까지 연평균 13.7%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리서치 앤 마켓은 인플루언서 마케팅과 라이브 쇼핑, 쇼핑의 게임화 등을 주요 성장 동력으로 꼽았다.
이에 플랫폼 경쟁도 격화되는 양상이다. 유튜브는 지난달 30일 ‘유튜브 쇼핑’ 이용 기준을 구독자 1000명에서 500명으로 완화했다. 이에 따라 초기 크리에이터도 영상 내 상품 태그를 통해 판매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됐다. 해당 서비스는 시청자가 콘텐츠를 보다가 바로 상품을 구매하면 크리에이터가 수수료를 받는 제휴 방식으로 평균 수수료율은 약 15% 수준으로 알려졌다.
메타코리아 역시 지난 17일 ‘메타 크리에이터 마케팅 데이’를 열고 광고·커머스 연계 전략을 공개했다. ‘릴스’ 광고 활용, 크리에이터 협업형 ‘파트너십 광고’, ‘인스타그램 크리에이터 마켓플레이스’ 등 크리에이터 기반 수익화 모델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업계에서는 향후 국내에도 틱톡샵이 입점할 가능성도 염두해두고 있다. 바이트댄스는 2023년 ‘틱톡샵’을 출시하며 콘텐츠·결제·물류를 결합한 커머스 모델을 본격화했다. 실제 작년 미국 내 틱톡 쇼핑 이용자는 7000만명을 넘어서며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글로벌 거래액(GMV)도 2024년 약 332억달러로 전년 대비 세 배 이상 성장했다.
▲ 거래 급증하지만 소비자 보호 공백 확대
SNS 마켓이 커지는 상황에서 그간 국내에서의 문제는 거래 구조 변화에 비해 소비자 보호 체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SNS 기반 거래는 판매자 정보가 불명확하거나 플랫폼이 거래 책임에서 한 발 물러나 있는 구조가 많아 피해 발생 시 구제가 쉽지 않은데다 이를 이용하는 소비자 연령층도 낮다.
한국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실제 라이브커머스 관련 소비자 상담은 점진적으로 증가해왔다. 환불 지연, 미배송, 품질 불만 등 전통적인 전자상거래 분쟁이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개인 간 거래(C2C) 형태에서는 판매자 신원 확인이 어려워 피해 회복이 지연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3년간(2022년~2025년 9월) 라이브커머스 관련 소비자 피해 상담은 총 1489건으로 집계하기도 했다. 피해 유형은 청약철회(환불) 관련이 525건으로 가장 많았다. 광고와 다른 상품 배송 등 계약 불이행(392건), 품질 문제(319건)가 뒤를 이었으며 품목별로는 의류·신발·잡화가 789건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IT·가전(234건), 식품·의약품(197건) 순으로 나타났다.
작년 5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메타에 대해 소비자 보호 의무 미이행을 이유로 제재를 부과한 것도 이 같은 문제를 반영한다. 당시 공정위는 SNS 플랫폼을 단순 ‘게시 공간’이 아닌 거래가 이뤄지는 ‘전자게시판서비스’로 보고 판매자 정보 확인과 분쟁 대응 의무를 명확히 했다. 플랫폼 책임을 본격적으로 확장한 첫 사례로 평가된다.
▲ 규제 전환점…플랫폼 ‘중개자→책임 주체’
올해는 제도 변화가 본격화해 소비자 구제에 질적 변화가 기대된다. 작년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올해 시행 예정인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은 C2C 거래를 제도권으로 편입하고 플랫폼 책임을 구조적으로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존 전자거래법상 규율 공백을 보완하고 플랫폼과 해외사업자에 대한 책임체계를 정비해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개정안을 추진했다. 법무법인 화우에 따르면 이번 개정은 디지털 거래환경 변화에 대응해 기존 규제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소비자 권익을 강화하는데 목적이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플랫폼은 개인 판매자의 신원정보를 확인해야 하며 분쟁 발생 시 관련 정보 제공 등 해결 절차에 협조할 의무를 갖는다.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해외 플랫폼에는 국내 대리인 지정 의무도 부과된다.
또한 후기 조작 방지를 위한 정보 공개 의무, 임시중지명령 요건 완화 등 집행 수단도 강화됐다. 반복 위반 사업자에 대한 과징금 가중, 과태료 상향 등 제재 강도 역시 높아질 전망이다. 플랫폼 역할이 ‘중개’에서 ‘관리·보호’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 C2C 플랫폼 사업자는 개인판매자 정보 관리 체계와 분쟁 대응 프로세스를 정비해야 하고 해외 사업자는 국내 대리인 지정 의무 여부를 사전에 점검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후기 운영 기준 공개, 다크패턴 점검 등 서비스 설계 단계에서의 리스크 관리도 중요해진다.
이미 해외에서는 유사한 규제 강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대만은 온라인 플랫폼을 대상으로 사기 방지 및 정보 중개 관련 규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24년 7월 31일 공포된 ‘사기 범죄 위해 방지법’은 온라인 광고 플랫폼에 대해 광고주 실명 인증, 사기 방지 대책 수립, 사기성 콘텐츠의 신속한 삭제·차단, 투명성 보고서 제출 등을 의무화했다. 해당 법은 2024년 말부터 구글, 메타, 틱톡 플랫폼에 우선 적용되고 작년 7월에는 스레드까지 지정대상으로 추가했다.
대만 디지털부에 따르면 2024년 9월 30일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스레드 관련 사기 신고는 총 1898건 접수됐으며 이 가운데 718건이 실제 사기로 확인됐는데 올해 1월 메타는 스레드에도 광고를 도입한 상황이다.
국내 역시 관련 제도 정비를 중심으로 유사한 변화 흐름에 진입하고 있다.
법무법인 화우는 “이번 개정은 플랫폼·해외사업자·리뷰 운영 등 핵심 영역에서 책임을 구체화하고 집행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라며 “기업 입장에서는 단순 준법 차원을 넘어 운영 구조 전반을 재점검해야 하는 수준의 변화”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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