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윤의 디깅 #24] Unheimlich, Uncanny? Uncanny Val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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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윤의 디깅 #24] Unheimlich, Uncanny? Uncanny Valley?

문화매거진 2026-04-25 12:52:4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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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매거진=전세윤 작가] Unheimlich, Uncanny? Uncanny Valley?

미술 이론을 좋아한다면 어디선가 들어봤을 것이다. 내 체감으로는 2022~24년에 꽤 유행했던 것 같다. ‘Unheimlich 운하임리히’, ‘Uncanny 언캐니’는 각각 독일어와 영어로 기괴함을 뜻하는 동의어다. 초현실주의 영화까지 이야기했다면 뺄 수 없는 개념이 하나 있다. ‘디깅 #22’의 안달루시아의 개를 보면서도 느꼈을 터인 무언가가 있다. 본인의 성향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대개 ‘Uncannt Valley 불쾌함의 골짜기’를 느낀다. 

운하임리히(Unheimlich), 즉 ‘두려운 낯설음(The Uncanny)’은 가장 친숙하고 안전해야 할 대상이 어느 순간 생경하고 위협적으로 다가올 때 느껴지는 섬뜩한 미학적 장치다. 독일어 ‘Heimlich(집같이 편안하고 친숙한)’에 부정 접두사가 붙어 탄생한 이 개념은, 단순히 기괴하거나 공포스러운 것을 넘어 ‘가장 잘 안다고 믿었던 것의 배신’에서 오는 심리적 충격을 의미한다. ‘디깅 #22’에서 살짝 언급했었는데, ‘안달루시아의 개 Un Chien andalou, 1929’에서 평범한 신체 부위인 눈이 도려내어지거나, 손바닥 위로 개미 떼가 솟아오르는 장면은 전형적인 운하임리히의 예시다. 초현실주의는 이처럼 현실의 논리 뒤에 숨어 있던 억눌린 무의식을 끄집어내어, 관객에게 가장 익숙한 현실을 가장 낯선 꿈의 공간으로 전복시키는 경험을 선사한다.

미술 이론에서 언캐니는 익숙함과 생경함이 기묘하게 공존하는 상태를 의미하며, 주로 초현실주의와 현대 미술에서 관객의 무의식을 자극하는 핵심 기제로 활용된다. 이는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이론을 바탕으로 ‘가장 안락해야 할 집(Heimlich)이 낯선 곳(Unheimlich)으로 변모하는 순간’의 공포를 시각화하는 것에 집중한다. 작가들은 평범한 일상 사물을 본래의 맥락에서 떼어내 엉뚱한 곳에 배치하는 ‘데페이즈망(Dépaysement)’ 기법을 사용하거나, 신체 일부를 왜곡하고 파편화함으로써 감상자에게 심리적 불안과 인지적 부조화를 유발한다. 이러한 시각적 장치는 관객이 고착화된 현실 인식에서 벗어나 억눌려 있던 내면의 욕망이나 공포를 마주하게 만드는 예술적 장치로 기능한다.

▲ 지그문트 프로이트 Sigismund Schlomo Freud의 'The uncanny’
▲ 지그문트 프로이트 Sigismund Schlomo Freud의 'The uncanny’


⌜독일어의 ‘unheimlich’[‘불쾌한,기괴한’]는 ‘heimlich’[‘비밀의’], ‘heimisch’[‘친밀한’]와 명백히 반대되는 말로서, ‘익숙한 것’에 대한 반대말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는 ‘기괴한’(uncanny)의 뜻을, 그것이 알려져 있지 않거나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공포를 줄 수 있는 것이라고 결론 지어볼 수 있다.
-지그문트 프로이트, ⌜기괴한 것⌟ (The Uncanny), 1919⌟ 

독일어 단어들을 보면 말장난 같다. 헷갈리지 않도록 비슷한 단어들을 함께 소개한다. ‘unheimlich - 낯익은 두려움. 친밀한 대상으로부터 낯설고 두려운 감정을 느끼는 심리적 공포 (ex) 자신의 영혼을 봄, 데자뷰를 느끼는 것).’ 프로이트는 친숙함이 심리적인 공포를 유발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하여 이 개념을 사용했다. (으스스하고 섬뜩하다. / 어근 heim = 집) ‘heimilch - 은밀한, 내밀한, 비밀의’. ‘heimisch - 친밀한, 집같이 편안한, 친숙한.’ 어근의 유무에 따라 다르거나 정반대의 의미가 될 수 있으니 기재에 유의하자.

▲ Uncanny Valley 그래프
▲ Uncanny Valley 그래프


또한 동시대 미술에서의 언캐니는 마네킹, 인형, 자동인형(Automaton)처럼 생명체와 무생물의 경계에 놓인 대상을 통해 더욱 극대화된다. ‘한스 벨머의 기괴하게 뒤틀린 인형 조각’이나 ‘론 뮤익의 극사실적인 인체 조각’은 인간과 흡사하지만 결코 인간일 수 없는 존재의 이질성을 드러내며 관람객의 시각적 방어기제를 무너뜨린다. 이는 단순히 시각적인 불쾌감을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과 죽음에 대한 공포(메멘토 모리)를 환기한다. 이처럼 미술 이론에서의 언캐니는 미와 추의 전통적 경계를 허물고, 보이지 않는 무의식의 영역을 가시화하여 관객에게 강렬한 심리적 동요를 일으키는 강력한 미학적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나 같은 경우 이와 같은 경우로 3D 모델링 인간형 캐릭터를 볼 때 언캐니 벨리를 가장 크게 느낀다.

▲ Uncanny Vally 그래프 구체적 예시 / 사진: 건국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제공
▲ Uncanny Vally 그래프 구체적 예시 / 사진: 건국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제공


사람처럼 생겼는데 완전히 사람 같지는 않은 그 미묘한 차이 때문에 불쾌감이나 소름을 느끼는 심리적 반응이 발발한다. 움직임이나 표정이 조금이라도 어색하면 ‘가짜’라는 것을 알면서도 뇌가 혼란을 느낀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픽사에서 만든 ‘토이스토리’의 기원이라는 틴토이에 나오는 아기가 있다. 당시 기술로는 사람을 사실적으로 구현하려는 시도 자체가 대단했지만, 지금 보면 확실히 그 미묘한 어색함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 TIN TOY(1988)의 아기 인간형 모델링
▲ TIN TOY(1988)의 아기 인간형 모델링


그렇다면 너무 진짜 같은 걸 봤을 때 이것을 느끼지 않느냐? 그것도 아니다.

▲ 리얼 베이비 돌
▲ 리얼 베이비 돌


요즘 외국에서 실제 아기를 키우는 것 대신 유행한다는 리얼 베이비 돌을 봤을 때도 마찬가지로 불쾌한 골짜기의 틈새에 빠질 수 있다. 털 한 올, 피부 질감까지 진짜처럼 보이면 왜 이렇게까지 만들었을지에 대한 거부감이 들기도 한다.

언캐니 개념이 동시대 미학과 문화 담론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이유는 이 개념이 인간의 보편적인 인지 체계와 무의식의 경계를 탐색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미학이 주로 ‘아름다움(美)’이나 ‘추함(醜)’처럼 명확히 구분되는 가치를 탐구했다면, 언캐니는 그 사이의 모호한 접점 즉, 친숙한 것이 낯설게 변하는 순간의 심리적 파동에 주목한다. 이는 예술가들이 단순히 시각적 충격을 주는 것을 넘어 나도 모르게 외면해왔던 내면의 불안이나 억압된 기억을 대면하게 함으로써 깊은 정서적 울림과 성찰을 이끌어 낸다.

더불어 과학 기술이 급격히 발달하며 언캐니는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규정하는 철학적 잣대로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으며 언캐니 벨리의 정도를 가늠해보는 것이 중요하게 작동하고 있다.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메타버스의 가상 인간 등이 일상 속으로 깊숙이 침투하면서 우리는 ‘인간과 닮았지만 인간은 아닌’ 존재들을 수시로 마주하게 되는데, 이때 발생하는 언캐니한 감각은 인간성(Humanity)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게 한다. 즉, 언캐니는 단순한 기괴함을 넘어 우리가 세상을 인식하는 논리적 틀이 붕괴되는 지점을 가리키며, 이를 통해 급변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 인간이 지켜야 할 존엄성과 정체성의 범위를 끊임없이 재확인하게 만드는 이정표 역할을 한다. 

꼭 초현실주의가 아니어도 메타버스 개념에서도 꼭 주목해야 한다는 말이다. 점점 동시대는 메타버스에 돌입하고 있다. 메타버스는 현실과 비현실이 공존하는 세계로, 가상을 넘어 혼합 현실에 다가가고 있다.

메타버스 세계로 돌입하며 더 중요하게 된 운하임리히, 언캐니, 언캐니벨리에 대해 다뤄보았으니 다음 달 디깅에서는 고전을 잠시 벗어나 이 개념들과 연결되는 메타버스, 혼합 현실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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