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테가 베네타와 한국의 설치 미술가 이광호 작가가 밀라노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보테가 베네타 X 이광호, 세 번째 만남
지난 4월 20일(현지 시간)부터 시작된 2026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보테가 베네타와 이광호 작가가 세 번째 협업을 선보였습니다. ‘라이트풀(Lightful)’이라는 이름으로 태어난 이번 작업은 보테가 베네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루이스 트로터(Louise Trotter)의 안목과 엮음의 아름다움을 탐구해온 이광호 작가의 미학이 만나 탄생했습니다. 협업의 중심에는 이광호 작가 특유의 매듭 기술로 빚어낸 조명 조형물과 보테가 베네타를 상징하는 가죽 소재가 함께 자리하는데요. 루이스 트로터가 제안한 고요한 블랙과 그린 컬러로 만들어진 이 조형물은 매장 공중에 매달린 채 빛과 어우러지며 깊고 아름다운 그림자를 드리웁니다. 거듭될수록 깊어지는 이들의 협업이 또 한 번 환상적인 빛의 예술로 완성됐습니다.
다른 언어, 같은 철학
보테가 베네타와 이광호 작가의 인연은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보테가 베네타의 디지털 매거진 ‘이슈드 바이 보테가(Issued by Bottega)’에 브랜드의 니트웨어에서 영감을 받은 이광호 작가의 작품이 소개된 것이 그 시작이었는데요. 서로의 언어로 처음 조우한 순간이었죠. 브랜드의 시그니처 디자인을 자신만의 매듭으로 시각화한 작업은 훗날 이어질 본격적인 만남을 예고하는 듯했습니다.
이후 두 사람은 서울에서 열린 전시 ‘세계를 엮다: 인트레치아토의 언어’를 시작으로, 2026 봄-여름 컬렉션 쇼 공간 설치 작업을 거치며 특별한 인연을 쌓아나갔습니다. 인트레치아토 기법을 헤리티지로 삼는 보테가 베네타와 여러 재료를 감고 엮고 쌓아 형태를 만들어내는 이광호 작가의 만남은 당연한 수순이었죠. 작가에게 보테가 베네타의 가죽은 전선이나 로프였고, 가방은 하나의 공간이었으니까요. 둘의 언어는 달랐지만 그 안에 담긴 철학은 언제나 같은 곳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엮음의 철학, 보테가 베네타
1966년 이탈리아 베네토 지역의 소도시 비첸차에서 출발한 보테가 베네타는 ‘베네치아의 작업실’이라는 브랜드 이름처럼, 창립 이래 장인 정신을 근간으로 삼아왔습니다. 그 철학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인트레치아토 기법인데요. 1975년 공동 창립자 렌조 젠지아로(Renzo Zengiaro)에 의해 처음 선보인 이 핸드우븐 레더 기법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살아 숨 쉬며 많은 이들의 손목 위, 어깨 위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2025년 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합류한 루이스 트로터는 그 헤리티지를 정면으로 마주하며 자신만의 언어로 다시 엮어냈는데요. “보테가 베네타의 언어는 인트레치아토입니다. 서로 다른 두 개의 스트립이 엮여 더 강한 하나가 되는 것처럼, 협업과 연결이 이 하우스의 역사 전반에 흐르고 있죠.”. 이 말처럼 그가 그리는 보테가 베네타는 과거를 계승하는 동시에 협업이라는 새로운 접점을 향해 열려 있습니다. 이광호 작가와의 특별한 만남 또한 그 열린 문을 통해서였죠.
무한한 엮임의 미학, 이광호 작가
손끝으로 영감을 엮는 한국 설치 미술의 대표주자, 이광호 작가. 어린 시절 농부였던 조부모가 주변의 흔한 재료로 도구를 만드는 모습을 보며 자란 그는 자연스럽게 손으로 무언가를 엮고 쌓는 일에 익숙했습니다. 전선을 꼬고, 로프를 감고, 재료들을 쌓아 올려 형태를 만드는 그의 작업은 가구 디자인에서 출발해 점차 설치 미술의 영역으로 확장되어 왔죠. 소재가 무엇이든 그의 손을 거치면 하나의 거대한 조형 언어가 되었습니다.
이번 협업을 위해 이광호 작가는 몬테벨로 비첸티노에 위치한 보테가 베네타의 아틀리에에 머물며 장인들의 작업 방식과 하우스의 역사를 가까이서 마주했습니다. 브랜드의 심장부에서 길어 올린 영감은 자연스럽게 작업 안으로 스며들었고, 이들의 거리는 한층 더 가까워졌죠. 그렇게 이번 협업 ‘라이트풀(Lightful)’이 탄생했습니다.
이들의 세 번째 만남이 쌓아온 것은 단순한 작업물이 아닙니다. 서로 다른 두 세계가 같은 엮임을 발견해온 시간이었죠. 거듭될수록 더 단단해지는 이들의 매듭이 앞으로 또 어떤 형태로 이어질지 다음이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이들의 협업 작품은 오는 26일까지 보테가 베네타 산탄드레아 매장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