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전세라 기자】 따뜻한 봄 날씨와 함께 곳곳에서 싱그러운 행사 소식이 들려오는 요즘입니다. 흔히 ‘한 시절을 가장 알차게 보내는 방법의 하나로 온몸으로 그 계절을 즐기는 것’이라는 말이 있죠.
서울의 젖줄인 한강공원 일대도 활기찬 축제의 장으로 변모할 준비를 마쳤는데요. 이촌, 여의도, 반포 등 한강공원 전역에서는 오는 5월 2일부터 무소음 요가와 노을빛 카약 체험, 낭만적인 대학가요제 등을 만끽할 수 있는 ‘한강페스티벌’이 성대하게 열린다고 합니다.
기분 좋은 봄 날씨와 함께하는 문화예술 경험 역시 놓칠 수 없죠. 이번 주도 어김없이 ‘무엇을 볼까’, ‘어디를 갈까’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 엄선한 문화예술 소식을 지금 바로 전해드립니다.
영화 새벽의 Tango
탱고가 아닌 땅고를 출 때
서로의 심장 소리가 들릴 만큼 밀착된 거리에서 상대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멈추고 기다리며 속도를 맞춰야만 완성되는 춤이 있습니다. 바로 ‘탱고’인데요. 이 춤의 본질처럼 관계의 리듬을 조용히 들여다보며 한국 독립영화 특유의 짙은 색채를 풍기는 영화가 개봉했습니다.
영화는 친구를 믿었다가 사기에 휘말려 돈을 벌기 위해 ‘먹여주고 재워주는’ 공장에서 면접을 보는 27살 지원의 시선에서 출발합니다. 지원은 세상으로부터 도망치듯 공장에 들어와 타인과 벽을 치며 살아가는데요. 그곳에서 긍정과 다정함의 힘을 믿는 룸메이트 주희를 만나 ‘Tango’를 통해 굳게 닫혔던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어가는 과정을 담아냈습니다.
<새벽의 tango> 를 연출한 김효은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빵 공장 산재 사고에서 이야기의 모티프를 얻어 “믿음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생각에서 이야기가 시작됐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이른 저녁’에서 시작해 ‘새벽’으로 나아가는 영화는 단절과 회피의 시간을 지나 미세하지만 확실한 연결의 가능성을 정서적 풍경으로 그려냅니다. 새벽의>
영화의 주요 소재로 등장하는 탱고는 단순한 춤이 아닌 ‘관계’ 그 자체를 상징하는데요. 화려한 서구식 탱고가 아닌 외로운 이들이 서로의 가슴을 맞대고 걷던 원형의 ‘땅고(Tango)’가 영화의 본질을 관통하고 있죠.
전체적으로 어둡고 차가워 쓸쓸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연출에서 따스함을 지닌 캐릭터 ‘주희’는 단연 눈길을 끕니다. 그런 주희 역에 배우로서 입지를 탄탄히 다져가고 있는 포미닛 출신 권소현이 존재감을 드러내죠. 여기에 더해 이연, 박한솔 등 그동안 주·조연으로 활발히 활동하며 연기력을 입증해온 라이징 스타들이 함께해 영화의 신선함을 더하는 것 같습니다.
새벽 같은 삶 속에서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주며 위로하는 영화 <새벽의 tango> 는 현재 전국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새벽의>
전시 투명한 손, 움직이는 색
기억에는 감각이라는 재료가 필요하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정보를 접하며 살아갑니다. 그중 어떤 것은 기억으로 남고 어떤 것은 스치듯 사라지기도 하는데요.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왔던 관점을 뒤집어보고 잠들어 있던 감각을 깨워줄 전시가 찾아왔습니다.
세화미술관이 올해의 의제로 선정한 ‘관점 전환’을 주제로 선보이는 이번 기획전 <투명한 손, 움직이는 색> 은 디지털 시대 속에서 관계에 대해 현대 미술의 시각으로 재구성한 전시입니다. ‘감각’을 소재로 하는 전시인 만큼 관람객에게 자신만의 새로운 관점을 발견하는 경험을 제공하는데요.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관람객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비로소 완성되는 이번 전시는 작품을 직접 굴려 전시장에 흔적과 자국을 남기거나 오감을 활용한 상호작용을 통해 관람객이 작품의 일부가 되기도 하죠. 투명한>
이러한 경험은 화면 너머의 간접적인 경험과 매끄러운 디지털 인터페이스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직접 만지고 움직이는’ 실재적 감각이 주는 즐거움을 일깨워주는데요. 전시 기간 동안 쌓인 타인의 흔적과 나의 움직임이 교차하며 만들어내는 물리적인 마찰과 접촉이 사라져가는 현대 사회에서 진정한 관계 맺기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합니다.
전시를 기획한 세화미술관은 <투명한 손, 움직이는 색> 외에도 디지털 환경에서 빠르게 소비되는 기억을 인간의 감각과 경험의 차원으로 재해석한 <기억의 실루엣: 형태, 이미지, 관점> 을 함께 열었는데요. 이번 전시를 방문하시면서 <기억의 실루엣: 형태, 이미지, 관점> 을 함께 감상하시며 기억과 감각의 연결 고리를 더욱 입체적으로 탐구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기억의> 기억의> 투명한>
일상의 익숙함을 낯설게 바라보며 새로운 감각의 세계로 안내하는 이번 전시 <투명한 손, 움직이는 색> 은 오는 6월 28일까지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세화미술관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투명한>
공연 망각댄스
애도에 진정으로 다가서는 법
애도란 단순히 슬퍼하는 행위를 넘어 상실을 직시하고 그 아픔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과정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때로 그 무게가 너무 무거워 외면하거나 방법조차 잊어버리곤 하는데요. 우리는 진정한 애도를 통해 떠나간 이를 기억하고 남겨진 이들이 다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찾아봐야 하죠. 그러나 이러한 애도는 종종 잊혀지고 무시당하기도 하는데요. 잊어서는 안 될 4월 16일의 참사와 그 본질적인 애도에 관해 다룬 연극이 다시 한번 관객과 만납니다.
쉽지 않은 주제를 무대로 기획한 극단 신세계는 우리 사회의 보이지 않는 위계나 차별 등 이 시대가 불편해하는 진실을 서슴없이 무대 위로 끌어와 보여주는 곳입니다. 2016년부터 거리극, 전시극 등 다양한 형식을 통해 4.16 참사를 기록해온 이들이 이번에는 작품을 통해 ‘애도’라는 행위에 질문을 던지는데요.
이번 작품의 연출을 맡은 이강호 연출가는 “완벽한 애도란 가능한가에 대한 물음에서 시작했다”며 “완성된 애도보다는 우리는 왜 애도를 완성하지 못하는지 그 불완전성을 탐구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죠. 창작자들의 개인적인 상실의 경험을 공동체의 기억으로 확장하며 애도의 실패로부터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상실을 마주한 우리의 기상천외한 모습들을 통해 진정한 기억의 의미를 묻는 연극 <2026망각댄스_4.16편: 애도를 하려고 했는데 애도를 할 수가 없어서>는 오는 5월 1일부터 단 3일간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신세계 스튜디오 1관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Copyright ⓒ 투데이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