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이란산 원유 최대 수입국인 중국의 정유업체를 겨냥한 제재와 함께 테헤란 연계 가상자산 동결 조치를 단행했다.
이번 제재의 핵심 대상으로 지목된 곳은 중국 헝리그룹이다. 미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 기업을 수십억 달러 규모 이란산 석유의 '최대 구매자'로 규정했다. 다롄 항구에 위치한 헝리의 정유시설은 일일 처리량 40만 배럴에 달하는 역량을 갖춰, 중국 내 독립 정유사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제재 범위는 개별 기업에 그치지 않았다. 이란산 석유 밀수에 동원되는 이른바 '그림자 선단' 운영 해운사 및 선박 약 40곳도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미국 내 보유 자산이 즉시 동결되며, 이들과 50% 이상 지분 관계에 있거나 거래하는 모든 기관에도 제재가 확대 적용된다.
가상화폐 시장에서도 압박의 칼날이 번뜩였다. 약 3억4천400만 달러(한화 약 5천억원) 상당의 이란 연계 디지털 자산이 동결 처분됐다. CNN 보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가 재무부로부터 정보를 제공받아 이 조치를 실행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강경한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이란 정권이 해외로 빼돌리려는 자금을 끝까지 추적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테헤란의 자금 생성·이동 능력을 체계적으로 무력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조치는 '경제적 분노'로 명명된 대이란 압박 작전의 연장선상에 놓인다. 앞서 재무부는 이란 자금 유입 정황이 포착된 중국계 금융기관 2곳에 2차 제재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베선트 장관은 이 작전을 통해 테헤란의 중동 내 공세와 핵무장 야욕을 동시에 꺾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 아래 이란 석유 수출에 관여하는 선박·중개인·구매자 네트워크 전체를 조여나가겠다는 게 워싱턴의 방침이다. 지난해 2월부터 현재까지 OFAC가 제재한 이란 관련 개인·선박·항공기는 이미 1천 건을 넘어섰다.
베선트 장관은 중국이 이란산 원유의 90% 이상을 흡수해왔으며, 이는 중국 전체 에너지 수요의 약 8%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다음 달 중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앞둔 시점에 발표된 이번 제재는 2차 이란 핵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동시에, 베이징을 상대로 한 협상 지렛대 확보 차원으로도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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