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석유 운반 '그림자 선단'도 제재 부과
(워싱턴=연합뉴스) 홍정규 특파원 = 미국 재무부와 국무부는 24일(현지시간) 이란으로부터 석유를 수입하는 중국의 정유 대기업 헝리그룹을 제재한다고 밝혔다.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헝리그룹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이란산 석유를 구입하는 '최대 고객'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헝리그룹을 비롯해 중국의 '티팟'(teapot)으로 불리는 정유사들은 이처럼 제재 대상인 석유를 수입함으로써 이란군을 포함한 이란에 경제적 지원을 주고 있다는 게 재무부의 판단이다.
헝리는 중국 동북 지역 항구도시 다롄에 보유한 정유시설을 통해 하루 약 40만 배럴의 원유를 처리할 수 있는 역량을 구축하고 있어, 중국내 최대규모의 개별 정유사 중 하나로 꼽힌다.
재무부는 또 제재를 피해 이란산 석유를 운반하는 '그림자 선단'을 운영하는 약 40개 해운사 및 선박들도 제재한다고 발표했다.
제재 대상 회사와 선박은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재산상 이익도 차단된다. 이들이 직·간접적으로 지분 50% 이상을 소유한 법인, 그리고 이들과 자금, 물품, 서비스를 거래하는 기관에도 제재가 부과된다.
앞서 재무부는 이란 자금이 흘러 들어간 정황이 포착된 중국계 은행 2곳에 대해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을 시행하는 등 이란에 경제적 압박을 가하는 '경제적 분노' 작전을 개시한 바 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경제적 분노' 작전을 통해 이란 정권에 재정적 압박을 가함으로써 중동에서의 공격성을 약화하고, 그들의 핵 야망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란이 자국 석유를 글로벌 시장으로 이동시키는 데 의존하는 선박, 중개자, 구매자 네트워크를 계속 조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무부가 지난해 2월 이후 OFAC를 통해 제재한 이란 관련 개인, 선박, 항공기는 1천곳 이상에 이른다.
재무부의 제재 발표는 대(對)이란 해상 봉쇄에 이어 이란의 최대 석유 수출국인 중국을 지렛대 삼아 이란이 2차 종전협상에서 미국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도록 양측을 압박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제재 발표는 내달 중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발표됐다는 점에서 대중국 지렛대 확보의 측면도 읽힌다.
베선트 장관은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90%의 이상을 구매해왔다"며 "이는 중국 에너지 수요의 약 8%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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