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의 간판 두 선수가 마침내 코트 위에서 마주했다. 24일 광주 진월국제테니스장에서 펼쳐진 2026 ATP 광주오픈 챌린저 8강전, 승자는 권순우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권순우는 이날 경기에서 정현을 상대로 2대1(3-6 6-2 6-4) 역전승을 거두며 준결승 무대에 올랐다. 총상금 10만7천 달러 규모인 이번 대회에서 태극마크를 단 유일한 생존자가 된 것이다.
두 선수 모두 한국 테니스 역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인물들이다. ATP 투어 2회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한국인 최초로 세운 권순우, 그리고 2018년 호주오픈에서 세계 4위 노바크 조코비치를 꺾고 메이저 대회 4강 신화를 쓴 정현. 28세와 29세로 또래지만 정현의 정점이 먼저 찾아온 탓에 공식 대결 기록은 존재하지 않았다.
경기 초반 권순우의 컨디션은 좋지 않았다. 첫 게임부터 브레이크 포인트를 허용하더니 결국 1세트를 내줬다. 하지만 2세트 들어 상황이 반전됐다. 강력한 서브에이스가 연달아 터져 나왔고, 2-2 상황에서 네 게임을 연속 탈취하며 흐름을 완전히 장악했다. 3세트에서도 위기 순간마다 서브력을 앞세워 돌파구를 찾아냈다.
승리 확정 직후 권순우는 코트 바닥에 쓰러졌다. 양쪽 다리에 경련이 일어난 것. 약 10분간 응급 처치를 받은 뒤에야 비로소 몸을 일으킬 수 있었다.
"대진표가 나왔을 때부터 긴장이 시작됐다"고 그는 고백했다. 2세트 이전 기억이 거의 나지 않을 정도였다는 것. 전환점은 마음가짐의 변화였다. "즐기자는 생각을 하니까 플레이가 풀리기 시작했다"고 권순우는 회상했다.
패배한 정현도 훈훈한 반응을 보였다. "예상했던 대로 순우가 훌륭했다"며 "내일도 한국 팬들 앞에서 좋은 경기를 펼쳐주길 응원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권순우가 이 대회 4강에 오른 것은 2019년 이래 7년 만이며, 올 시즌 챌린저급 대회에서는 두 번째 4강 진출이다. 우승 시 75포인트를 획득해 세계 랭킹 300위권 진입도 가능하다. 다음 상대는 트리스탄 스쿨케이트(114위·호주)를 2대0(7-6<11-9> 6-4)으로 제압한 쉬위시우(218위·대만)다.
Copyright ⓒ 나남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