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싸고 조달 쉬운 대체재로 위상↑
사우디 원유 놓고도 수급 전쟁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중동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계속되자 세계 양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과 인도가 중동산 원유 대체재로 러시아산 원유를 확보하고자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미국 CNBC 방송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너지 데이터 분석 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중국의 원유수입량은 전쟁 개전 이전에는 하루당 445만 배럴에 달했으나 이달에는 22만2천배럴로 95% 넘게 급락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인도의 수입량도 지난 2월 하루당 280만배럴에서 이달 24만7천배럴로 9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의 입구에 위치한 항로로,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가 지나가는 '글로벌 에너지 동맥'으로 꼽힌다. 지난 2월 말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이 시작되자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했다.
이에 따라 중국과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 확보에 전력을 다하고 있으며, 이보다 물량은 훨씬 적지만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를 두고도 수급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인도의 러시아 원유 수입량은 지난달 기준 하루당 214만 배럴로, 2월의 거의 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중국의 러시아 원유 매입량도 하루 180만배럴에 달했다.
케이플러는 양국이 이달에는 경쟁 끝에 지금껏 각각 하루 160만 배럴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인도는 애초 미국의 대(對)러시아 제재 결정에 따라 러시아 원유에 대한 의존도를 계속 줄여 왔으나, 올해 중동 전쟁으로 유가가 치솟자 미국은 한시적으로 인도에 러시아 원유 구매를 허용했다.
중국은 인도 등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전략 비축유가 훨씬 많지만, 주요 수입품이던 이란산 원유가 미국 측 봉쇄로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수출 업계와 석유화학 산업의 에너지 소비량이 워낙 커 러시아 원유에 대한 필요성이 만만찮게 크다.
케이플러의 무유 쉬 선임 분석가는 CNBC에 "러시아산 원유 선점을 두고 인도와 중국의 경쟁이 매우 격화됐고 이런 추세는 6월 선적분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호르무즈 해협 폐쇄 때문에 여러 국가가 즉시 조달할 수 있으면서 가격이 저렴한 원유를 찾고 있으며, 러시아 원유는 정확히 이 요건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원유를 둘러싼 경쟁 열기도 계속 오르고 있다.
사우디는 호르무즈 해협과 멀리 떨어진 홍해 지역에서의 원유 수출망에 많은 투자를 했기 때문에 이번 전쟁의 여파를 상대적으로 적게 받기 때문이다.
단 사우디 원유 조달 전에서는 중국이 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시장분석 기관 X애널리스트는 짚었다. 중국이 홍해 지역의 정유 시설에 많은 투자를 했기 때문에 사우디 당국이 수출 물량 면에서 중국을 더 우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케이플러에 따르면 중국은 이달 들어 하루당 135만 배럴의 원유를 사우디로부터 수입해 지난달(하루당 104만 배럴)보다 매입량이 크게 늘었다.
인도는 이달 들어 하루당 68만4천여 배럴의 사우디 원유를 수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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