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제21대 대통령선거 예비 후보 시절, 공직선거법이 금지하는 장소에서 명함을 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백대현 재판장)는 24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장관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이는 앞서 검찰이 구형한 벌금 100만원보다 낮은 금액이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였던 김 전 장관은 지난 2025년 5월, 서울 강남구 GTX-A 수서역 승강장에서 청소업체 직원 5명에게 “GTX는 제가 만들었다”고 말하며 명함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예비후보자가 명함을 직접 교부하는 행위는 허용되지만, 터미널·역·공항의 개찰구 안쪽(승강장 등)은 배부 금지 구역으로 설정돼있다.
재판 과정에서 김 전 장관 측은 “단순한 인사치레였으며, 명함 배부를 목적으로 승강장에 간 것이 아니기에 고의가 없었다”고 줄곧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행사의 성격과 시점, 당시 발언 등을 종합하면 당선을 도모하는 목적 의지에 수반하는 행위로, 미필적으로나마 경선 운동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직원이 명함을 주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는데도 적극적으로 건네고 지지를 요청한 것은 단순 인사치레로 볼 수 없다”며 “공정한 선거를 도모하는 공직선거법의 입법 취지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김 전 장관이 받은 형량이 피선거권 박탈 기준에는 미치지 않도록 양형을 조절했다. 공직선거법상 선거 범죄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5년 동안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재판부는 “명함 배부 행위 자체가 원칙적으로 금지된 것은 아니며, 배부된 명함이 5장에 불과해 위법성이 아주 크지는 않다”며 초범인 점 등을 참작 사유로 꼽았다.
선고 직후 김 전 장관은 1심 법원 판단에 존중의 뜻을 표하면서도 기소 과정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미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주의 촉구로 종결된 사안을 민주당이 고발해 기소까지 이어진 것은 상당히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고 본다”며 변호인과 상의해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김 전 장관의 행위가 유튜브로 생중계되는 등 불법 선거운동의 소지가 크다며 고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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