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 최저임금 만드니 고객 만족도 오르고 주문 취소율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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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 최저임금 만드니 고객 만족도 오르고 주문 취소율 떨어졌다"

프레시안 2026-04-24 15:30:2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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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업(PayUp) 덕분에 우버로부터 불이익을 받지 않고 어떤 주문을 받을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되었다. 식당에서 주문을 기다리거나 교통체증에 갇히더라도, 이제는 그 시간에 대해 보수를 받을 수 있다. 예전에는 문제가 생기면 짜증이 났고, 때로는 말다툼까지 벌이곤 했다. (하지만 지금) 내 고객 만족도 평점은 꾸준히 97% 이상이고, 주문 취소율은 0%다." (<시애틀 타임즈>, 2024년 6월 20일)

마이크로소프트, 컴팩 컴퓨터 등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다 은퇴한 뮤포파 치부아부아(Mupopa Tshibuabua)씨는 이제 배달 라이더로 일하고 있다. <시애틀 타임즈>에 보낸 기고문에서 그는 2023년 1~5월까지의 총수입이 6690달러였는데 2024년 같은 기간(1~5월) 총수입이 1만 115달러로 뛰어올랐다고 얘기한다. 1년 사이 도대체 무슨 변화가 있었던 걸까.

시애틀 플랫폼 노동자 최저보수 제도, 페이업

미국 시애틀 시의회는 앱 기반 노동자 최저보수(App-Based Worker Minimum Payment) 조례를 의결해 2024년 1월 13일부터 시행되기 시작했다. 뮤포파가 언급한 '페이업' 제도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페이업 조례 적용대상인 '앱 기반 노동자(App-based worker)'란 네트워크 회사가 제공하는 플랫폼 또는 앱을 통해 일감을 얻어 노무를 제공하는 노동자를 말한다. 여기서 '네트워크 회사(Network company)'란 시애틀 시에서 온라인 기반 앱 또는 플랫폼을 사용해 고객과 앱 기반 노동자를 연결하고 일감(offer)을 제시하는 기업을 말한다.

쉽게 말해 페이업 조례는 '플랫폼 노동자 최저임금 보장법'이라 할 수 있다. 독특한 점은 이 제도가 노동법상 노동자냐 여부를 따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플랫폼 또는 앱을 통해 일감을 얻는다면 프리랜서·독립계약자라 하더라도 이 조례의 적용대상이 된다.

아무래도 페이업이 적용되는 핵심 대상은, 플랫폼노동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배달 라이더와 앱 택시기사 등 모빌리티 플랫폼 노동자다. 지난 글에서 소개한 뉴욕시 배달 라이더 최저임금이 2023년 12월 4일부터 시행됐으니, 그로부터 꼭 한 달 뒤에 시애틀에서도 유사한 제도가 시행된 것이다.

시간당 아니라 건당 최저임금 적용

뉴욕시가 도입한 배달 라이더 최저임금은, 통상의 노동자와 유사한 '시간당 최저임금' 기반으로 작동된다. 하지만 시애틀의 경우 시간당이 아니라 '건(과업)당 최저임금' 방식으로 설계되었다. 그렇다면 이건 어떻게 작동되는 걸까?

계산식은 의외로 간단하다. 주로 오토바이·차량을 통해 일하는 모빌리티 노동자들이기에 개별 일감(건)을 수행할 때 소요되는 시간, 이동한 거리가 측정된다. 여기에 각각 시간계수(1분당 단가), 거리계수(1마일당 단가)를 곱해서 합산해주면 해당 일감에 대한 최저보수 계산 끝.

건(일감)당 최저보수 = [1분당 단가 × 운행시간(분)] + [1마일당 단가 × 운행거리(mile)]

더 쉽게 설명해 보자면, 택시 요금을 생각하면 된다. 미터기 요금은 시간과 거리의 함수 아니던가. 승객을 태우고 주행하는 동안 거리에 비례해 올라가는 미터기 요금은 잠시 정차하고 있는 동안에도 느리지만 시간에 비례해 올라간다. 거리계수와 시간계수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택시기사가 받는 임금수준이 결정된다.

"어? 그럼 승객을 태우고 이동한 시간, 배달음식을 픽업한 후에 고객 집에 도달한 거리에 대해서만 보상을 하는 거네? 뉴욕시는 시간당 최저임금 방식이니 대기시간 보상을 당연히 포함하는데 시애틀은 아닌가 봐."

비용연관계수로 사회보험·주휴수당 보상

계산식만 놓고 보면 그렇게 착각할 수도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필자도 처음 접했을 땐 그렇게 오해했다.) 하지만 '1분당 단가'를 어떻게 결정하는지에서 반전이 벌어진다. 계산식은 아래와 같은데 기본적으로 통상적인 노동자에게 보장되는 시애틀시 시간당 최저임금에 60을 나누어 1분당 최저임금을 구한 뒤, 여기에 비용 연관계수(1.12)와 시간 연관계수(1.17)를 곱해서 얻는다.

1분당 단가 = 1분당 최저임금 × 비용 연관계수(1.12) × 시간 연관계수(1.17)

그럼 1.12라는 비용 연관계수와 1.17이라는 시간 연관계수는 무슨 의미를 담고 있을까? 우선 비용 연관 계수(Associated Cost Factor) 1.12라는 수치가 나오는 과정부터 알아보면, 페이업 제도의 적용을 받는 앱 기반 노동자가 부담해야 하는 추가비용 중 세금과 사회보험료, 유급휴가 등을 보전하기 위한 계수라고 할 수 있다.

2022년 4월에 나온 페이업 조례 초안에서는 비용 연관 계수 세부항목에 대해 아래 표와 같이 분류하고 연관 계수를 1.13으로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이해당사자 의견수렴 등의 과정을 거친 뒤인 2022년 5월 수정안에서는 비용 연관 계수를 1.12로 조정하게 된다.

▲페이업 조례의 비용 연관 계수 세부항목과 합계. ⓒ오민규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

그럼 왜 이런 비용을 보전해 주는 걸까? 플랫폼노동자의 수입에서 세금과 사회보험료를 공제한 상태에서 최저임금 이상의 수입을 보장해주기 위해 얹어주는 것이다. 독특한 것은 워싱턴주 노동자에게 보장되는 유급병가·가족휴가 관련 비용까지 보태줬다는 점이다. 이는 한국으로 말하자면 주휴수당이나 연차수당을 지급하는 것에 해당한다. 유급휴가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플랫폼노동자에게 최저보수 항목으로 보상을 해주는 방식이다.

시간 연관 계수로 대기시간 보상

계산식에 등장하는 '시간 연관 계수(Associated Time Factor)'는 앱 기반 노동자들이 일감을 수행하는데 투입한 시간만이 아니라, 해당 업무를 위해 필수적으로 투입해야 할 시간이지만 보상되지 않는 '대기시간'을 보전해주기 위한 계수라 할 수 있다. 2022년 4월에 나온 페이업 조례 초안에서는 시간 연관 계수 세부항목을 다음과 같이 분류한 바 있다.

▲페이업 조례 시간 연관 계수 세부항목과 합계. ⓒ오민규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

휴식시간, 일감 확인 시간, 다음 일감을 얻기까지 시간, 기록 확인에 소요되는 행정업무 시간 등 플랫폼 노동자의 '대기시간'을 1시간당 12.5분으로 계산해 연관 계수를 1.21로 제시했다. 다만 이해당사자 논의를 거쳐 수정된 2022년 5월 최종안에서는 수치가 1.17로 조정됐다.

1마일당 단가로 업무 비용 보상

시애틀 페이업 조례에 따른 최저보수 계산에 활용되는 '마일당 단가'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계산된다.

마일당 단가 = [IRS 표준 마일리지 요율] × [거리 연관 계수(1.1)]

여기에 나오는 표준 마일리지 요율이란 미국 국세청(IRS)이 매년 정하는 "업무 목적 차량 운행 1마일당 평균 비용(세법상 인정 단가)"을 의미한다. 개인이든 회사든, 업무를 위해 자동차를 사용했을 때 비용을 실비로 계산하는 대신 간편하게 '마일당 요율'로 비용(공제·정산)을 계산할 수 있게 해주는 기준이며, 미 국세청이 매년 갱신해 공지하고 있다.

페이업 조례에서 IRS 요율을 마일당 최저단가 산정에 활용하는 이유는, 앱 기반 노동자가 부담해야 하는 차량비용(유가·정비·감가 등)을 반영해주기 위해서다. 이 요율은 IRS가 물가변동 등을 고려해 매년 조정하고 있기에 비용 변동을 자동 반영하게 만드는 장치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거리 연관 계수(associated mileage factor) 1.1이란 수치는 어떻게 정해진 것일까? '표준' 마일리지 요율은 업종과 무관하게 업무상 차량 운행에 들어가는 평균적인 운영비이므로, 실제 구체적인 업종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해당 업종에서 요구되는 연료비, 정비·수리, 보험료, 등록비, 감가상각 등 비용을 반영해 주려는 조정이 필요하다. 앱 기반 노동자가 주로 종사하는 배달·배송 등에 적용한 조정치로 1.1이란 수치가 나온 것이다.

사회보험·주휴수당·대기시간·업무비용 보상이 기본값

지난번에 소개한 뉴욕시 배달 라이더 최저임금 역시 마찬가지였다(☞관련기사 : "2분 아끼려 목숨 걸 필요 없어졌어요"…라이더 최저임금 3년, 달라진 뉴욕). 최저임금 액수를 결정할 때 사회보험료, 대기시간과 업무비용은 물론이고 주휴수당까지도 보전한다. 시애틀 페이업 조례의 경우 분당 단가, 마일당 단가를 통해 이 네 항목에 대한 보상을 실현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구체적으로 건당 최저보수를 계산하기 위해 단가들을 계산해보자.

우선 올해 분당 단가와 마일당 단가가 얼마일까? 올해 시애틀시 최저임금은 시간당 21.3달러다. 이를 60으로 나눠 분당 최저임금을 계산하면 0.355달러가 된다. 여기에 비용연관계수 1.12, 시간연관계수 1.17을 곱하면 약 0.4652달러다. 반올림을 적용하면 분당 단가는 0.47달러가 된다.

마일당 단가 계산을 위해 올해 미국 국세청(IRS)이 공시한 표준 마일리지 요율 0.725달러에 1.1을 곱하면 0.7975달러가 돼 반올림하면 0.80달러가 된다. 시애틀시 최저임금과 표준 마일리지 요율이 매년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분당 단가와 마일당 단가 역시 매년 수치가 갱신된다. 이를 표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다.

▲2024~2026년 시애틀 페이업 조례에 명시된 분당 단가와 마일당 단가, 건당 최저 금액. ⓒ오민규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

여기서 '건당 최저 금액'이란 일종의 택시 기본요금 같은 기능을 하는 액수인데, 너무 짧은 시간과 거리의 일감이라 하더라도 최소한 이 금액보다 밑으로 떨어져선 안 된다는 기준점이라 할 수 있다.

건당 최저보수 및 체불임금 계산

자, 그럼 이제부터 실제 건당 최저보수를 계산해보자. 다음과 같이 일감 3개의 업무수행시간과 거리, 그리고 실제 지급액이 주어져 있다. 이 지급액들이 시애틀 조례가 보장하는 최저보수에 미달하는지 여부를 계산식에 넣어 구해보았다. (아래 표)

▲페이업 조례에 따른 최저보수 및 미달 사례. ⓒ오민규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

일감 1은 최저보수에 비해 실제 지급액이 높기 때문에 정상 지급에 해당하지만, 일감 2와 3은 지급액이 최저보수에 미달하기 때문에 임금체불에 해당한다. 페이업 조례의 집행을 담당하는 기관인 시애틀 노동기준국(OLS)은 앱 기업으로부터 개별 일감에 대한 모든 데이터를 제공받아 위반 여부를 감독하고 있다.

시간당 임금 방식에 익숙하다는 이유로 '힘들다' '어렵다' '불가능하다'는 얘기만 반복해온 한국의 최저임금위원회에 올해 건당 최저임금 방식의 도급제 최저임금 심의가 맡겨졌다. 맨 앞에서 인용한 치부아부아 씨의 기고문 일부를 다시 인용하며 마무리해본다.

"이 기업들의 눈에 우리는 그저 재고(inventory)에 불과할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삶이 있고 가족이 있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비용을 제하고도 최저임금을 받을 권리를 쟁취했다. 이제 기업들은 다른 지역 노동자들이 그런 일이 가능하다고 믿게 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이 법을 공격하고 있다. 시애틀은 그런 술수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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