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시리즈에서 심사위원으로 출연했던 안성재 셰프가 운영 중인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모수 서울’이 와인 바꿔치기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지만, 싸늘한 반응은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는 분위기다.
모수 서울은 지난 23일 공식 SNS에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진 사안과 관련해 머리 숙여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와인 페어링 서비스 과정에서 정확한 안내가 이뤄지지 않아 혼선을 드렸고, 이후 응대 과정에서도 충분한 설명을 하지 못해 큰 실망을 안겨드렸다”며 “해당 고객에게 별도 사과를 전했으나 저희 식당에 보내주신 기대에 비춰볼 때 그 과정 역시 충분치 못했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련 서비스 전반을 점검해 재발 방지를 약속드린다”며 “보여주기식 사과에 그치지 않고 진정성 있는 자세로 고객들과의 신뢰를 다시 쌓아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해당 사과문 댓글에는 “가장 중요한 ‘발생의 원인’에 대한 설명이 없어 보인다” “실수는 할 수 있지만 직원이 선심 쓰듯 대응한 태도가 문제” “고객이 알아차리지 못했다면 어땠을지 생각해 봐야 한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은근슬쩍 뭉개고 있다” 등 냉담한 반응이 이어졌다.
앞서 지난 21일, 네이버 카페 ‘와인 싸게 사는 사람들’에는 ‘모수 서울에서 와인을 바꿔치기 당했다’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 A씨에 따르면 지난 18일 지인들과 모수 서울을 방문해 와인 페어링 서비스를 이용했다. 이 과정에서 메인 메뉴와 함께 제공될 예정이던 ‘샤또 레오빌 바르통(Chateau Leoville Barton)’ 2000년 빈티지가 아닌 2005년 빈티지를 받았다.
A씨는 “소믈리에분이 2005년 빈티지를 들고 설명해 주셨다”며 “처음엔 메뉴판과 비교하지 않아 잘못 서비스됐는지는 전혀 몰랐다”고 설명했다.
논란은 그가 SNS 업로드를 위해 와인병을 테이블에 올려놔 달라고 요청하면서 불거졌다. 소믈리에는 직원 공간을 다녀온 뒤 병을 가져다 놨고, A씨는 앞서 촬영한 사진과 비교하는 과정에서 연도가 달랐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함께 공유한 메뉴판에는 2005년 제품이 69만원으로, 2000년 제품보다 10만원 낮게 표시돼있었다.
확인 요청 이후 직원 대응에 대해서도 “해당 직원분은 당일 사과가 전혀 없었다”며 “변명과 함께 ‘그럼 2000년 빈티지도 보르도 잔에 맛보게 해드리겠다’는 식으로 응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진 촬영 요청 이후 병을 바꿔온 걸 보면 서빙 시점에 알고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된다”며 “라벨도 똑같아 숫자를 잘못 볼 수는 있지만 이 같은 대응은 무척 아쉬웠다”고 토로했다.
와인 페어링은 코스 요리에 맞춰 음식과 어울리는 와인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고급 레스토랑의 주요 서비스 중 하나로 꼽힌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수많은 와인의 생산자와 연도 등을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직원의 설명과 확인 절차가 중요하다.
한국베버리지마스터협회가 공개한 와인 서비스 방법 자료에서도 와인을 열고 따르는 과정에서 상표를 확인할 수 있도록 라벨이 고객을 향하게 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4월, 서울의 한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에서도 와인 취급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고객이 직접 가져온 약 90만원 상당의 1996년산 슈발 블랑(Cheval Blanc) 와인 100ml가량을 소믈리에가 동의 없이 따라 가져갔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이후 매장 측은 공식 사과문을 올렸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논란도 단순 서빙 실수를 넘어 매장 전반의 신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회복까지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A씨는 24일 추가 글을 통해 “모수 측으로부터 ‘해당 내용은 모두 사실이며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다’는 취지의 사과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식사 초대 제안도 받았으나 보상을 목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거절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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