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프리미엄·공약 이행률 114%
‘탈이념 정책선거’ 전략 삼박자
보수 진영 조직력 결집 수위 ‘변수’
김석준 부산교육감과 최윤홍 전 교육감 권한대행.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포인트경제] 김석준 부산교육감이 9년의 현직 경력을 무기로 사상 초유의 4선에 도전한다. ‘검증된 혁신’을 앞세운 그의 도전은 현직 프리미엄과 진보 단일 구도라는 유리한 조건 속에서 출발하지만, 진행 중인 항소심과 장기 집권 피로감이라는 변수도 함께 안고 있다.
김 교육감은 지난 23일 부산진구 삼성빌딩 2층 선거사무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9년 동안 부산시민과 교육가족의 단합된 힘으로 일궈낸 성과를 바탕으로 부산교육의 정상화를 넘어 이제는 미래로의 대전환을 위해 부산교육감 선거에 출마한다”고 선언했다. 같은 날 오전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본격적인 선거 체제에 돌입했다.
◆ ‘기반-도약-정상화’, 마무리론 승부
김 교육감이 이날 내세운 출마의 논리는 단순하지 않다. 그는 지난 9년의 임기를 ‘기반 구축(1기)-도약(2기)-정상화(2.1기)’로 단계별로 규정하고, 앞으로의 4년을 ‘부산교육 미래 전환기’로 정의했다. 단순한 연임 요청이 아닌, 완성되지 않은 프로젝트의 마무리자를 자처하는 서사 구조다.
이 구도의 핵심은 ‘2.1기’라는 이례적 시기 설정에 있다.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보수 성향 하윤수 후보에게 1.65%포인트 차이로 낙선한 그는, 이후 하 전 교육감의 당선무효로 치러진 2025년 재선거에서 복귀해 3선에 성공했다. 상대 후보의 사법 결과로 반환된 교육감직을 ‘정상화 사명’으로 재해석해 정치 자산으로 전환한 셈이다.
그는 공약 이행률 114.1%를 거론하며 “단순히 해본 사람이 아니라 실제로 해낸 사람”이라는 점을 자신의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교육부 평가 최우수, 청렴도 회복, 교육발전특구 A등급 등 복귀 이후 1년간의 성과를 열거하며 재신임을 호소했다.
◆ 9년 행정 경험, 현직 프리미엄의 힘
현직 교육감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행정 장악력과 정책 연속성이다. 재선거 당시에도 김 교육감은 ‘경력직’임을 강조하며 당선과 동시에 교육 공백을 해소할 수 있는 후보라는 점을 집중 부각했고, 재선 교육감이라는 높은 인지도를 기반으로 지지층 결집에 성공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같은 구도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당선될 경우 전국 최초 4선 교육감이라는 역사적 기록을 세우게 된다는 점도 지지 진영에서는 상징성 있는 메시지로 활용될 여지가 있다.
정책 면에서도 AI 기반 인간 중심 미래교육, 문해력·문제해결력 중심의 ‘진짜 학력’ 강화, 학생·교사 안전 중심 교육환경 조성, 교육 부담 완화 등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생성형 AI 교육 확대, 권역별 AI·메이커 교육 기반 구축, 수학여행·체험학습비 무상화, 고교 신입생 체육복 지원 확대 등이 포함됐다.
◆ 진보 단일 대 보수 분산, 유리한 구도
현재 부산교육감 선거 구도는 김 교육감에게 유리하게 재편됐다. 전호환 전 동명대 총장이 불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선거 구도는 현직 프리미엄을 지닌 김석준 교육감과 보수 진영 대표 주자인 최윤홍 전 부산시교육감 권한대행 간 맞대결로 압축됐다.
이날 출마 기자회견에는 교육계와 학부모·시민사회 등 각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캠프는 진보·보수 이념 대립을 배격하고 정책선거를 펼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전통적 지지층 결집에 그치지 않고 중도·무당층으로의 외연 확장을 의도한 전략적 포지셔닝으로 읽힌다.
◆ 양 후보 모두 안은 사법 리스크 변수
다만 이번 선거는 정책 대결 못지않게 양 후보의 사법 리스크가 판세를 가를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윤홍 전 부교육감은 징역 1년 구형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어 피선거권 상실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등 사법 부담을 안고 선거전에 나서는 형국이다.
김 교육감 역시 전교조 해직교사 특채 관련 혐의로 항소심이 진행 중이어서 사법 부담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다. 1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징역 8개월·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항소심 다음 기일은 6월 18일로 지방선거 이후로 지정됐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가 첫 공판에서 1심의 개별적 검토 부족과 절차적 타당성에 대한 비교 조사 미흡을 지적한 만큼, 결과를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게 법조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결국 두 후보 모두 재판 결과를 안고 선거를 치르는 구도여서, 사법 리스크의 비교 우위가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선거의 또 다른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
◆ 장기 집권 피로감, 극복 과제로 남아
강점이 뚜렷한 만큼 극복 과제도 존재한다. 과거 임기 중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탄압 논란 등 스스로 주창하던 가치와 상반된 행보를 보였다는 비판은 보수 진영이 공세에 활용할 소지가 있다. 9년이라는 장기 집권에 대한 피로감이 ‘변화’를 원하는 민심과 맞닿을 경우, 현직 프리미엄이 오히려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현시점의 선거 판세는 김석준 교육감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진보 진영 단일 후보, 현직 프리미엄, 114%의 공약 이행 실적이라는 축이 맞물린 가운데, 최대 변수는 보수 진영의 조직력 결집 수위와 양 후보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의 향방이 될 것으로 보인다.
6.3 지방선거까지 40일. 부산 교육의 미래를 건 두 후보의 승부가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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