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토마토로 높은 당도 달성…직거래 시장서 조기 '완판'
어렸을 땐 '절대 안 닮을 것' 아버지와 같은 길 걸어…"농사 매력은 정직"
[※ 편집자 주 =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는 농협중앙회와 24∼26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 전시장에서 귀농귀촌 박람회 '와이팜 엑스포 2026'(Y-FARM EXPO 2026)을 개최합니다. 청년 농업인 육성을 위한 맞춤형 정책과 일자리 정보, 창업·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귀농귀촌 모델 및 정책을 소개합니다. 연합뉴스는 이번 박람회에서 '2026 청년농업인대상'을 받은 청년 농업인 8명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천안=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이거 스테비아 토마토 아냐?', '설탕물 넣은 거 같은데…' 이런 말 들을 때 정말 기분이 좋죠."
연합뉴스가 주최하는 귀농·귀촌 청년창업박람회 '2026 와이팜 엑스포'에서 청년농업인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우민재(32) 씨는 "농사를 지으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가 언제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우씨는 충남 천안시 성환읍에서 방울토마토 스마트팜 '우리가 그린 농산'을 운영하고 있다.
그의 하루는 오전 6시 농장 온·습도 데이터를 체크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유인 줄(줄기 지지 줄)을 고정하고, 측지(곁가지)와 하엽(아래 잎)을 제거하는 한편 화방을 정리하는 등 작업을 하다 보면 오전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토마토를 수확해 포장한 뒤 오후에 도착하는 택배 차량에 실어 보내고 나면, 종일 선별 작업이 이어진다.
오후 9시 정도면 대부분의 일과가 끝나지만 태풍 예보 등 기상 이슈가 있으면 새벽에도 나와 온도를 조절한다.
이런 일과가 처음 토마토 정식이 이뤄지는 3월께부터 하나의 작기가 끝나는 9월까지 이어진다.
우씨는 아버지의 권유로 2020년 농협 청년농부사관학교에서 수업을 듣게 된 것을 계기로 농업인의 길에 입문했다.
고교 졸업 후 취직해 회사 생활을 할 때까지만 해도 주말도, 휴일도 없는 농부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우 씨는 "벼농사를 짓던 아버지가 온종일 거름을 뿌리고 허리도 못 편 채 일하는 모습을 어렸을 때부터 보고 자라면서 농업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면서 "직장을 그만두고 영농 수업을 들으면서 스마트팜에 대해 알게 됐고, 거기에서 농업의 미래를 봤다"고 말했다.
이어 2021년 연암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스마트팜 전문가 과정을 거쳐 2023년 사업자 등록을 마쳤고,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방울토마토 재배를 시작했다.
학창 시절 공조 냉동을 배웠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
배관과 수도관 연결은 물론 기본적인 전선 연결 등 관리동의 시설물 배선을 대부분 직접 해 2천300여㎡ 규모의 온실을 완성했다.
첫해에는 초기 투자 비용 때문에 3천여만원에 그쳤던 농업소득(수도작 5천평 포함)이 점차 자리를 잡으면서 지난해에는 1억2천만원까지 이르렀다.
그는 "처음 천안지역 공판장(도매시장)에 내놓을 때는 내 입에는 맞지만, 남들 입맛에는 어떨지 몰라서 두려움이 있었다"면서 "그러다 로컬푸드 직매장에 나갈 기회가 있었는데, 손님들이 맛을 보시고는 '왜 이렇게 싸게 파느냐'며 되레 고맙다고 하셔서…너무 뿌듯했다"고 했다.
그 후로 자신감이 생겨 지역 로컬푸드 매장을 돌며 제품을 홍보했고, 지역 내 7개 매장과 납품 계약을 성사할 수 있었다.
그러고도 물량이 남아 박스값과 택배비만 건지겠다는 마음으로 온라인 직거래를 시도했는데, 포털 메인에 걸리는 등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우씨는 "주변에 많이 알리지도 않았는데, 제 토마토를 먹어본 분들이 다른 사람에게 소개하고 하니까 입소문이 나면서 날개 돋친 듯 팔렸다"고 말했다.
'우리가 그린 농산'의 토마토를 먹어본 어르신들은 어렸을 때 먹었던 찰토마토 맛이 난다며 가공품이 아닌 토마토에서 이런 단맛이 난다는 데 대해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했다.
우씨는 "일반적인 방울토마토의 브릭스가 7∼8 정도 되는데, 우리 것은 10 이상 나올 때도 있다"며 "보통 토마토 농가들이 수량이 많이 나오고 크기가 큰 토마토를 주로 재배하는데, 떨어지는 맛을 보완하기 위해 가공작업을 하지만 저는 비싸더라도 맛있는 모종을 키워 시장을 공략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고 비결을 전했다.
자신과 같은 소규모 농가는 어차피 수확하는 양이 제한적이어서, 대규모 농가와 달리 이 같은 방식이 수지타산에 더 맞는다고 덧붙였다.
물론 그러려면 양액(소금물) 농도를 수시로 조절해 당도를 높이고, 외래 해충을 사전에 방제하는 등 남들보다 더 부지런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다.
우씨는 "몇 년 전부터 기후 변화로 인해 토마토뿔나방이 유행하면서 매년 토마토 농가들이 힘들어하는데, 날아다니는 반경이 수 ㎞에 달하다 보니 확산 속도가 빠르다"며 "병충해는 사전 예방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 2∼3주에 한 번씩 날을 잡아 방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농업은 정직하다. 노력한 만큼 돌아온다"며 "스마트농업은 더욱 그렇다. 재래식 농부는 비가 적게 내리길 기다릴 수밖에 없다면, 지금은 시기에 맞춰 섬세하게 손길과 정성만 보태면 정직하게 돌려준다. 그게 매력"이라고 전했다.
우씨는 앞으로 엽채류 온실을 330㎡ 정도 더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쌈으로 먹는 샐러드류를 키울 생각인데 버터헤드는 부들부들하고, 로메인은 아삭아삭하다. 서로 식감이 달라 타겟층도 다르다"며 "천안에 외국인이 많아져서, 허브류를 늘리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천안은 포도와 배가 유명하지만, 토마토 하면 '우리가 그린 농산'을 꼽을 정도로 천안의 대표 토마토 농장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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