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미청년 청소년부모 A양은 임신 사실을 부모에게 알리면서 강제적으로 집에서 나오게 됐다. 그는 청소년 지원기관의 도움으로 어렵게 임대주택을 마련해 주거 독립을 시도했으나 관할 행정복지센터에 전입신고를 하는 과정에서 다시 좌절을 겪어야 했다. 현행 절차상 미성년자의 전입신고를 위해서는 법정대리인의 동의서와 신분증 확인이 필수적인데, A양은 이 조건을 충족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24일 국가데이터처가 2024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청소년 부모 출생아는 총 5403명이다. 이는 전체 출생아 23만8317명 중 약 2.3%를 차지한다. 이들 청소년 부모의 임신 당시 직업 현황을 살펴보면 아르바이트가 28.3%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무직 상태가 25.6%로 그 뒤를 이었다.
심지어 이들 청소년 부모는 경기도 1418명, 서울 413명 등 대부분 수도권에 몰려 있어, 고용이 불안정한 상태로 높은 주거비와 생활비, 아이 양육비를 해결해야 하는 위기 상태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국회입법조사처(이하 조사처)는 지난 21일 ‘미성년 청소년 부모의 주소없는 삶’이라는 현안 분석을 발표해 청소년 부모 실태를 지적했다. 특히 조사처는 자립의 필수 조건인 주거 문제와 전입신고 장벽이 해소되지 않아 지원 대상이 제도권 밖으로 밀려나는 한계에 입법적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2024년 5월 전입신고 본인확인 강화 조치로 인해 법정대리인 동의 취득이 어려운 위기 청소년의 전입 문턱이 더욱 높아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때 적용된 주민등록법 시행령 제23조는 세대 일부가 이동하거나 세대주가 변경되는 전입신고의 경우 전입자 전원의 서명과 신분증 확인을 요구하도록 규정한다.
주민등록상 주소가 확정되지 않을 경우 건강보험 자격 확인, 국민행복카드 발급, 보건소·지자체 서비스 연계 등 행정 절차가 원활히 진행되기 어려워 임신·출산 진료비 지원 과 같은 필수 지원을 이용하는 데 제약이 생긴다.
또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부모와 생계를 달리하는 청소년 부모가 별도 가구로 인정받으려면 독립적인 거주 사실과 주소 확인이 중요한데, 전입신고가 되지 않으면 이러한 신청 절차가 불가하다. 이 같은 문제는 불법·고금리 대출, 범죄 또는 불법 노동 노출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조사처는 국내 청소년 부모의 실질적 거주권 보장을 위해 ▲위기 청소년 전입 패스트트랙 명문화 ▲미성년 부모 주거 계약 성년 의제 도입 ▲관할 외·대리 신청 허용 ▲시설 거주 시 독립 가구 인정 등 입법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조사처 연구진은 “복잡한 법 개정 이전이라도 현행 체계 내에서 미성년자가 전입할 수 있는 다양한 우회로를 지자체가 적극 수용하도록 강제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며 “대법원 판례에 따라 비닐하우스 등이라도 30일 이상 실제 생활의 근거지로 삼는다면 전입신고를 수리한다. 청소년 쉼터나 임시 보호시설 실거주 같은 경우에도 합법적 주소지로 인정해 주는 지침이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짚었다.
이들은 보호 시설이나 비공식 거처에서 전입신고를 하지 못해 원가정 주소지에 종속된 청소년 부모를 구제하기 위한 합리적인 특례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연구진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등에 예외 규정을 신설해 주민등록의 최종 이전 여부나 부모 동의 여부와 완벽히 무관하게 직권으로 이들을 별도의 ‘독립 보장 가구’로 분리 인정하는 방안의 검토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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