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마약사범 10년 새 5배…‘친밀관계 권유’ 주요 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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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마약사범 10년 새 5배…‘친밀관계 권유’ 주요 경로

투데이신문 2026-04-24 11:23:3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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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에 취한 상태로 서울 반포대교를 운전하다가 한강 둔치로 추락한 포르쉐 차량 운전자 30대 여성 A씨가 지난 2월 27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마약류관리법 위반 및 도로교통법상 약물운전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신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약에 취한 상태로 서울 반포대교를 운전하다가 한강 둔치로 추락한 포르쉐 차량 운전자 30대 여성 A씨가 지난 2월 27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마약류관리법 위반 및 도로교통법상 약물운전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신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A씨는 부모와의 정서적 단절과 차별 속에서 성장한 뒤, 청소년기 성적 대상화 피해 경험까지 겪으며 심리적 상처가 누적됐다. 이후 재수 시절 친구의 권유로 대마초를 시작했고 점차 약물 의존이 심화됐다. 그러다 친밀한 관계를 빌미로 접근한 남성에게 이용·협박당하며 펜타닐 불법 처방과 유통에까지 연루됐다. 결국 위협과 통제 속에서 유흥업소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다.

여성 마약사범이 지난 10년간 약 5배 늘어난 가운데, 친밀한 관계에서의 권유, 폭력이 중독에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24일 한국성폭력상담소가 최근 공개한 ‘약물을 둘러싼 여성들의 경험, 젠더 관점으로 보기’ 자료에 따르면 전체 마약 사범 중 여성비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은 물론 다양한 경로로 연루되고 있었다.

대검찰청의 ‘2024년 마약류 범죄백서’를 보면 마약류 여성 사범은 2014년 1378명에서 2024년 6463명으로 4.7배 늘었다. 전체 사범 중 여성의 비율 또한 2014년 13.8%에서 2024년 28.1%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여성 마약사범 상당수가 자발적 선택이 아닌 타인의 권유로 약물을 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검찰청의 교육이수조건부 기소유예 프로그램에 참여한 여성 126명을 대상으로 마약류 경험을 분석한 결과, 자의적 사용자 107명 가운데 91명이 타인의 권유로 약물을 사용했다.

특히 타인의 권유로 약물을 사용한 사례 중 37명은 애인이나 배우자 등 친밀하거나 성적인 관계에 있는 인물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32명은 관계 단절이나 갈등을 피하기 위해 약물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참여자 사례 23건에서는 폭력이나 위험 상황 노출이 보고됐다. 이 중 남자친구로부터의 폭력이 9건이었으며 감금 등 중대한 수준의 폭력도 5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유럽평의회에 따르면 여성의 약물 사용 경로에는 친밀한 파트너의 폭력, 신체적·정서적 학대가 핵심적인 특징”이라고 짚었다.

캠퍼스 ‘마약 던지기’ 집중 단속 현장 점검이 진행된 지난해 8월 26일 서울의 한 대학가에서 다빈도 시설물에 대한 탐색 작업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캠퍼스 ‘마약 던지기’ 집중 단속 현장 점검이 진행된 지난해 8월 26일 서울의 한 대학가에서 다빈도 시설물에 대한 탐색 작업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서강대 생명문화연구소 최미경 연구교수는 ‘약물에 연루된 여성들’이라는 발표에서 “여성의 경우 2~3년 정도 약물을 사용하다가 부모나 주변 지인에게 발견되면서 치료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2023년 기준 마약류 문제를 겪는 여성은 남성의 40% 정도다. 이는 과거에 비하면 많이 증가한 수치지만 이 수치 역시 실제 규모를 충분히 반영하지는 못하며 현실에는 이보다 더 많은 여성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과거의 약물 사용 사실이 자녀나 남편에게 알려질 경우 가족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을지 걱정하는 낙인의 문제도 있다”며 “이로 인해 드러내지 못하고 조용히 살아가는 여성들이 많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최 연구교수는 같은 양의 약물을 사용하더라도 여성은 더 빠르게 영향을 받다고 지적했다. 최 연구교수는 “예를 들어 1g의 필로폰이 들어갔을 때 남성에게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수 있지만 여성은 바로 약물에 반응하게 된다”며 “체지방 비율, 불안이나 우울 등 심리·정서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문화적 요인의 중요성도 짚었다. 최 연구교수는 “연루된 여성들의 생애사를 보면 남성들의 통제와 폭력이 개입돼 있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며 “우리 사회는 여전히 가족주의가 강하기 때문에 아버지의 폭력성이나 무관심, 이를 참고 넘어가는 어머니의 태도 속에서 딸은 내면의 상처로 입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여성의 경우 외모와 몸이 경쟁력으로 작동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약물을 사용하게 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이 같은 구조 속에서는 여성들이 더 취약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고 했다.

이에 여성 맞춤형 치료체계가 필요하다는 게 최 연구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지금의 약물 치료 모델이 남성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며 “여성의 특성과 취약성을 충분히 반영한 맞춤형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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