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해학과 유머 담긴 '일본 센류 걸작선'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 이별이 올 때 봄도 오는 겁니다 = 이원하 지음.
"우리의 화해가 더디다고 생각되는데/ 개화 기간이 길수록/ 향이 진해진다고 믿습니다// 이팝나무에 가득한/ 군모,/ 나 파주까지 왔습니다" ('한 칸 띄어쓰기 된 사이도 있습니다' 중)
이원하 시인이 6년 만에 선보이는 두 번째 시집. 첫 시집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가 제주에서의 삶과 사랑을 발랄한 감각으로 다뤘다며 이번 시집은 시적 무대를 파주로 옮겨와 분단의 현실과 회복, 평화를 노래한다.
시인은 실향민인 할아버지의 유서와도 같았던 독립 출판물을 읽게 된 것을 계기로 분단을 테마로 시를 써 내려갔다.
통일을 목소리 높여 외치거나, 특정 이념을 옹호하지 않으면서 서정성 짙은 분단시의 성취를 보여준다.
문학평론가 김보경은 이 책의 해설에서 "이원하의 시는 '문학(시)과 정치'라는 의제를 둘러싸고 이루어졌던 한국문학사의 오래된 논의를 다시 소환하며, 시를 통한 공동체 회복의 가능성을 묻고 있다"고 말했다.
문학동네. 140쪽.
▲ 일본 센류 걸작선 = 사단법인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포푸라샤 편집부 지음. 이지수 옮김.
"한 번쯤 은발/ 해보고 싶었는데/ 이미 대머리"
일본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가 20년간 주최해 온 실버 센류(川柳) 공모전에 응모된 21만수에서 100수를 골라 담은 시선집.
국내에 센류 열풍을 일으킨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그때 뽑은 흰머리 지금 아쉬워'에 이은 센류 시리즈 결정판이라 할만하다.
센류는 일본의 정형시 중 하나로 5-7-5, 총 17개 음으로 된 짧은 시다. 특히 실버 센류는 노년의 애환을 소재로 해학과 유머를 담아 짓는 게 특징이다.
"얕보지 마라/ 이래 봬도/ 유통기한 아직 남았다"에서는 배꼽을 잡게 되고, "일어나긴 했는데/ 잘 때까지 딱히/ 할 일이 없다"에서는 웃음과 함께 쓸쓸함이 번져온다. 그런가 하면 "허리 굽었네/ 일평생 곧디곧게/ 살아왔건만"에서는 애잔하면서도 숙연한 마음이 인다.
포레스트북스. 1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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