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군사적 대치 상황에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공식 부인했다. 그러나 재래식 전력을 통한 압박 수위는 유지하며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지연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한편, 이란 내부에서는 외교 라인의 내분설과 사임 보도를 둘러싼 혼선이 빚어지며 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 트럼프, 핵 사용 가능성 일축... “재래식 억제력 충분” 주장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진행된 질의응답을 통해 이란에 대한 핵무기 사용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핵무기는 누구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전제한 뒤, 이미 재래식 무기 체계만으로도 이란에 심대한 타격을 입혔기 때문에 핵무기 사용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최근 대통령의 SNS 발언으로 제기된 ‘핵 위협’ 논란을 잠재우는 동시에, 미국의 군사적 우위를 강조함으로써 심리적 압박을 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오전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의 해·공군 전력과 방공망이 사실상 무력화되었다고 주장하며 다음과 같이 적었다.
“이란 해군은 바다 밑바닥에 가라앉았고, 공군은 괴멸되었으며, 봉쇄는 철저하고 강력합니다. 저는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이란은 그렇지 않습니다. 협상은 미국과 동맹국, 그리고 전 세계에 이로울 때에만 이루어질 것입니다.”
▲ 이란 협상 대표 사임설... ‘내부 균열’인가 ‘언론 플레이’인가
이란 지도부 내의 갈등설을 둘러싸고는 정보가 엇갈리고 있다. 이스라엘 언론 ‘채널 12’는 24일, 미국과의 협상을 담당해 온 모하메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이 사임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사임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강경파 장성들의 과도한 협상 개입에 대한 반발에서 비롯되었다. 특히 카타르가 제안한 해상 통행권 관련 중재안이 IRGC와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의 반대로 무산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고 채널 12는 전했다.
반면 이란 측은 이를 즉각 부인했다. 이란의 언론인 모하마드 가데리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이스라엘발 사임 소식은 완전히 거짓이며 터무니없는 소동”이라고 반박했다. 이처럼 상충하는 보도는 이란 내부의 실제 권력 투쟁 가능성과 이스라엘 측의 심리전 가능성을 동시에 시사하며 국제사회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 이스라엘-레바논 휴전 3주 연장... 중동 전선 ‘일시 숨고르기’
이란과의 긴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레바논 전선에서는 외교적 진전이 포착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오전, 백악관에서 이스라엘 및 레바논 고위 대표단과 회담을 갖고 기존 휴전을 3주간 추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레바논이 헤즈볼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협력할 것”이라며, 레바논 정부에 대한 지원 의사를 공식화했다. 이는 레바논 내 이란의 영향력을 차단하고 헤즈볼라를 고립시키려는 미국의 중동 전략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미 정부는 조만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조셉 아운 레바논 대통령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공식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등 동맹국을 향해서도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공습에 대한 동맹국의 협조 부족을 지적하며, 영국의 이민 및 에너지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등 동맹국의 내정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중동 정세는 미국의 강력한 해상 봉쇄와 이란의 내부 혼란, 그리고 주변국과의 선별적 휴전이 뒤섞인 복잡한 국면에 접어들었다.
대내외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이 확대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는 ‘서두르지 않는 협상’ 기조를 유지하며 이란의 실질적인 태도 변화를 기다리는 모양새지만,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과 이란 내 권력 구조 변화에 따라 정세는 언제든 다시 요동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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