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이성노 기자 | 임기 마지막 해를 맞이한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인도와 베트남을 찾아 단순한 수익 창출을 넘어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다.
정 행장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수장 가운데 유일하게 이재명 대통령의 인도·베트남 순방길에 모두 동행해 현지 네트워크를 점검하고 현지 기업과 업무협약을 통해 투자 기회를 발굴, 은행 경쟁력 제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 인도·베트남 날아가 사업 확대 가능성 확인
정 행장은 시중은행장 가운데 유일하게 인도 경제사절단에 이름을 올려 현지 경제와 금융시장 동향을 직접 살피고, 글로벌 사업 확대 가능성을 확인했다.
인도는 글로벌 사우스의 선도국이자 14억 인구에 세계 경제 4위, 연 7% 성장률을 이어가는 국가다. 우리 정부가 국익 중심 실용외교의 외연을 확장해 나가는 데 있어 인도는 핵심적인 파트너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은행 역시 인도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현지 진출 전략을 선제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첸나이와 구르가온을 비롯해 최근 신설한 푸네와 아메다바드까지 총 5개의 지점망을 확보하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정 행장은 지난 20일,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양국 주요 기업 대표들이 서로의 강점과 수요가 맞닿는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특히 인도 주요 기업 관계자들과 만나 현지 시장 동향을 공유하고 우리은행의 현지 사업 확대 가능성과 협력 접점을 점검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대자동차그룹 등 우리 기업들이 인도 생산 기지를 확대하는 중요한 시점에 현지 거점을 통해 맞춤형 금융 서비스와 협력사 자금 지원을 적시에 제공하며 우리 기업의 성공적인 안착을 돕는 조력자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에 이어 베트남으로 날아간 정 행장은 22일, 베트남 최대 이동통신사인 ‘비엣텔’의 자회사인 ‘비엣텔 글로벌(Viettel Global)’과 포괄적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기존의 우호적 금융 거래를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심화하기로 합의했다. 우리은행은 향후 비엣텔의 해외 사업 운영에 대한 정보와 노하우를 공유하고 신시장 투자 관련 추가 금융지원 등 다방면에서 전략적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비엣텔 글로벌은 베트남 국방부가 100% 지분을 보유한 최대 국영기업 ‘비엣텔’ 그룹의 해외 통신 사업과 디지털 투자를 총괄하는 핵심 자회사다. 비엣텔 글로벌은 우리은행 베트남법인과 수천만달러 규모의 금융거래를 이어오고 있다.
정 행장은 “대한민국의 3대 교역국이자 엄청난 성장 잠재력을 지닌 베트남에서 국가 기간망을 책임지는 비엣텔과의 협력은 우리은행의 글로벌 사업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며, “앞으로도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통해 베트남 현지 고객과 한국 기업 모두에게 폭넓은 금융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은행의 베트남 해외법인인 '베트남우리은행'은 지난 2017년 법인 전환 이후 2025년 기준, 28개 영업망을 운영하며 리테일 및 기업금융을 제공하고 있다. 현지 결제 플랫폼과 제휴 및 디지털 채널을 활용한 영업을 병행하고 있으며, 여신 증가에 수반될 수 있는 리스크를 감안해 여신 심사·감리 및 사후관리 기능을 강화하고 담보 위주의 신용평가 모형을 적용하고 있다.
▲ "2026년은 반드시 성과로 증명해야 하는 해"
이처럼 정 행장이 적극적으로 국외 출장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최고경영자(CEO)의 대표적인 성과지표인 실적과 무관하지 않다.
정 행장은 지난 2024년 12월 31일 취임한 후, 실적보단 내부통제 강화를 통한 '신뢰 회복'에 주력했다.
정 행장 취임 이전 우리은행은 700억원대의 직원 횡령을 비롯해,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 등이 터지며 금융사고의 중심에 서 있었다.
이에 정 행장은 취임과 동시에 "외형성장보다 내실을 다지겠다"며 '신뢰'를 가장 먼저 언급했으며 내부통제 강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지난해 우리은행이 공시한 국내 금융사고는 단 1건으로 5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다만 실적은 신통치 않았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은 2조6066억원으로 2024년 대비 14.2%가 감소했다. 4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역성장한 것은 물론 유일한 2조원대 실적에 머물렀다.
글로벌 성적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우리은행이 11개 해외법인에서 거둬들인 당기순이익은 434억5600만원으로 2024년과 비해 무려 79.3%가 감소했다. 이에 4대 시중은행 해외법인 실적 순위도 2위에서 최하위로 추락했다.
지난해 국내외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든 정 행장은 임기 만료를 앞둔 올해 배수의 진을 친 상태다.
정 행장은 “2025년이 기반을 다지고 체력을 만든 시간이었다면, 2026년은 반드시 성과로 증명해야 하는 해이다”며, "2026년은 우리에게 경쟁은행과 격차를 좁힐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올해의 선택과 실행이 앞으로의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인식으로 반드시 변화를 만들어 ‘제2의 도약’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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