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4월 23일 06시에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 발발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재고 관리 전략에도 패러다임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공급망과 원자재 변동성이 커진 만큼 재고 여유분을 미리 비축해 두는 'JIC(재고비축)' 전략이 불확실성 시대를 돌파할 수 있는 맞춤 전략이라는 제언이 나왔다.
서상현 고려대 아시아‧아프리카개발협력센터 연구위원은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딜사이트경제TV 포럼에서 “이제 기업들은 효율이 아니라 회복력에 집중해야 한다”며 이 같은 변화를 강조했다.
서 연구위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원자재 가격 변동성은 최근 반세기 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며 “핵심 광물의 수출 통제와 블록화로 새로운 시장 질서가 형성되면서 자원 무기화 현상과 연쇄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있다”고 경제 상황을 분석했다. 그러면서 “JIT(적기생산) 보다는 JIC으로의 근본적 전환이 필수인 시대가 돼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JIT는 ‘필요한 물건을,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만큼’ 생산해 재고를 최소화하는 경영 전략으로 1970년대 일본 도요타에 의해 정립됐다. 이후 글로벌 제조 시장에서 낭비를 줄여 효율을 극대화하는 린(Lean) 제조의 핵심 철학으로 자리 잡았다. 재고 관리 측면에서는 유지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고, 불량품 발생 시 즉시 발견해 품질 향상에도 이롭다. 또한 대규모 창고가 불필요해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는 장점이 있다. 재고를 최소화하는 만큼 궁극적으로 현금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효과도 발생한다.
하지만 지정학적 리스크와 같은 외부 변수에는 취약성을 드러낸다. 재고 여유분이 없어 원재료 확보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납기 차질이 불가피하다. ‘JIT의 원조’인 도요타도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코로나 펜데믹을 겪으며 수개월 치 재고분을 확보하는 JIC 방식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이후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올해 미국‧이란 전쟁까지 발발하면서 JIC가 글로벌 제조사들의 필수 전략으로 자리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생산기지 전략 역시 변화하고 있다. 서 연구위원은 “삼성이나 애플처럼 중국 생산 기반은 유지하되 동남아·인도 등으로 분산하는 ‘차이나+1/2 전략’이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리쇼어링(자국 복귀), 니어쇼어링(인접국 이전), 프렌드쇼어링(우방국 중심 재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쇼어링’ 전략이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용 구조에 대한 접근도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단순 제조원가가 아니라 리스크 비용까지 포함한 총소유비용(TCO) 관점에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 지원과 국제 연대 강화를 골자로 한 정부 대응이 뒷받침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2024년 7월부터 광물 안보 파트너십(MSP) 의장국을 맡아 핵심 광물 공급망 다변화를 이끌고 있지만, 정부 주도 아래 충격 속에서 오히려 더 강해지는 이른바 ‘안티-프레질(Anti-fragile)’ 공급망을 구축해 위기를 경쟁 우위로 전환하는 힘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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