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카우 흔들리자 칼 빼든 롯데…석화 구조조정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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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카우 흔들리자 칼 빼든 롯데…석화 구조조정 ‘승부수’

한스경제 2026-04-24 07:3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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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롯데케미칼

| 서울=한스경제 김창수 기자 | 롯데그룹이 석유화학 부문 장기 부진에 대응, 구조조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한때 그룹 수익을 떠받치던 롯데케미칼이 수년째 연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그룹 전체 현금창출력과 재무 안정성이 흔들리고 있어서다. 자산 매각과 투자 조절로 버티기에 들어간 가운데 시장에서는 롯데가 유동성 확보를 넘어 범용 석유화학 의존도를 낮추는 구조 전환으로 무게추를 옮겼다고 보고 있다. 

▲ 롯데그룹, 순차입금 부담 ‘경고등’…주력사 롯데케미칼 군살 빼기 속도전

최근 롯데그룹이 직면한 재무 부담은 숫자로 뚜렷하게 드러난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그룹의 순차입금은 2021년 말 24조8000억원에서 2025년 말 37조7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아울러 같은 기간 그룹 이익창출력도 눈에 띄게 약해졌다. 지난해 그룹 영업이익은 2584억원에 그쳤는데 석유화학 부문 부진이 주 요인으로 지목됐다. 

주력사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9436억원 영업손실을 기록, 전년에 이어 대규모 적자를 이어갔다. 과거 2017~2021년 평균 그룹 영업이익의 60% 이상을 책임졌던 석화 분야가 더 이상 ‘캐시카우’ 역할을 하지 못하는 셈이다.

문제는 이번 부진이 경기 순환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기보다 구조적 공급과잉 양상을 보인다는 점이다. 중국 중심 대규모 증설 여파로 아시아 역내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기초유분 스프레드가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렇게 되면 롯데케미칼처럼 올레핀 계열 비중이 높은 업체일수록 타격이 크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025~2027년 중국 중심으로 에틸렌 약 3000만톤, 프로필렌 약 2200만톤 신규 증설이 예정돼 있어 주요 제품 스프레드가 당분간 낮은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역시 기대만큼 실적을 내지 못한 점도 롯데 입장에선 뼈아프다.

이런 가운데 롯데는 버티기가 아닌 사업 축소와 재편을 택했다. 정부는 지난 2월 충남 대산 석유화학단지에서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 사업재편안을 승인했다. 이는 석유화학 구조개편 첫 승인 사례로 기록됐다. 

해당 안에 따르면 하반기 출범 예정인 통합법인은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각각 50%를 보유하는 공동기업 형태로 운영된다. 기존 롯데케미칼 보유 NCC 2기 중 에틸렌 연산 110만톤 설비를 운휴하고 범용 다운스트림 생산도 줄이게 됐다. 정부 지원과 금융 지원 조건이 붙었지만 본질은 공급 과잉 설비를 덜어내고 고정비를 줄이려는 ‘생존형 재편’으로 읽힌다.

대산뿐 아니라 전남 여수산단에서도 구조조정 흐름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지난 3월 20일 여천NCC·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DL케미칼 4개사가 ‘여수 1호 프로젝트’ 사업재편계획서 최종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롯데케미칼 여수 NCC 일부를 분할, 여천NCC와 통합하고 범용 에틸렌 생산량을 줄이는 내용이 담겼다. 대산이 1호 사례 상징성이 있다면 여수는 석화 구조조정이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 산단 단위 재편으로 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 롯데케미칼, 석화 비중 축소·운영 효율화 로드맵 제시…“수익성 회복 관건”

롯데케미칼은 과거 경영 방식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CEO 인베스터 데이와 후속 자료에서 기초화학 부문 자산 경량화와 운영 효율화를 통해 포트폴리오 내 비중을 2030년까지 30% 이하로 낮추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범용 석화 비중을 줄이고 첨단소재·정밀화학·전지소재 등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겠다는 구상이다. 올해 대산·여수 재편은 그 전략이 선언 단계를 넘어 실제 설비 조정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방향성이 맞다고 해 곧바로 성과가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설비 통폐합 과정에서 일회성 비용이 발생할 수 있는 데다 자산·부채 이관 규모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재무 개선 효과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재무 측면에서도 롯데그룹이 당장 숨을 돌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룹은 인도네시아 법인 지분 PRS, 레조낙 지분, Avolta 지분, 부동산과 비핵심 사업 매각 등으로 유동성을 확보해 왔다. 그러나 차입금 자체를 유의미하게 줄일 정도의 효과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롯데렌탈 매각 지연, 바이오 투자 지속, 건설 부문 부담까지 감안하면 석유화학 분야가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그룹 전반 재무 건전성 제고(디레버리징)도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서는 롯데가 자산을 얼마나 더 파느냐가 아닌 대산·여수에서 시작된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고정비와 손익 부담을 낮추느냐에 주목하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롯데의 사업 구조조정 관건을 ‘시간 싸움’이라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나프타 가격과 스프레드, 중동 리스크, 중국 증설 속도 같은 외부 변수가 실적에 계속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신용평가업계에서도 중동 정세 악화로 원재료 조달 차질이 심해질 경우 국내 석유화학사들의 가동 중단과 고정비 부담 확대 가능성을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의 이번 석화 구조조정은 경영 난맥을 버티기 위해 더 늦출 수 없는 체질개선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산과 여수 재편이 실제 수익성 회복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시작만 요란한 ‘채무 방어전’으로 남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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