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홍 혼다 코리아 대표이사가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혼다 코리아 자동차 시장 철수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4.23 서울=뉴시스
혼다의 한국 법인 혼다코리아는 23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말 한국 시장에서 자동차 판매 사업을 종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이사는 “지금까지 혼다 자동차를 사랑해 주신 고객과 딜러사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한국 철수를 두고 “사업 환경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중장기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혼다는 한국에서 오토바이 판매는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전기차 정책 실패가 치명타가 됐다. 혼다는 2030년까지 총 10조 엔(약 92조8420억 원)을 투자해 북미 시장에 차세대 전기차 ‘제로(0)’ 시리즈를 출시하고, 소니와도 합작해 전기차 브랜드 ‘아필라’를 선보이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지만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로 인한 판매 감소, 관세 영향 등으로 인해 이 같은 프로젝트는 모두 백지화됐다. 이 비용이 모두 손실로 잡히면서 영업이익이 급락하게 된 것이다.
한국 시장의 자동차 판매 실적 악화도 철수 배경으로 거론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2017년 한국 시장에서 1만299대를 팔아 수입차 점유율 4.42%를 기록했던 혼다는 이후 판매량이 감소해 지난해는 211대(0.26%)를 파는 데 그쳤다. 혼다코리아의 지난해 매출 3344억 원 중 3분의 2인 2200억 원 이상이 오토바이 사업에서 나오는 것으로 추정된다. 혼다가 자동차 사업을 접으면서도 오토바이 사업은 이어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혼다가 최근 글로벌 시장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했고, 시장 공략을 위한 적절한 대응책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었다”며 “몇 년 전 일본 닛산자동차가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한 핵심 모델 확보에 실패하며 사업을 철수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자동차·기아를 비롯한 국내 브랜드와 테슬라 등 미국산 전기차, 그리고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브랜드까지 시장에 진입한 한국 시장 환경에서 혼다가 살아남을 전략을 찾지 못했다는 얘기다.
한편 혼다는 중국에서도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혼다는 최근 중국 내 가솔린차 공장인 광치혼다의 황푸 공장 가동을 6월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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