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덮친 노란봉투법…“원청이 사용자…‘타워크레인’이 뇌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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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 덮친 노란봉투법…“원청이 사용자…‘타워크레인’이 뇌관 됐다”

직썰 2026-04-24 00: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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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한 건설 현장. [연합뉴스]
서울 시내의 한 건설 현장. [연합뉴스]

[직썰 / 임나래 기자]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타워크레인 노조에 대해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한 첫 판결이 나오면서 건설업계가 충격에 빠졌다. 다단계 하청 구조가 보편적인 산업 특성상, 이번 결정을 계기로 공정 관리와 비용, 안전 등 현장 전반의 주도권이 협상 테이블로 옮겨갈 경우 공사 중단 등 막대한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질 지배력’ 앞세운 첫 판정…노사 판도 급변 예고

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는 최근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동조합이 극동건설을 상대로 낸 교섭 요구 시정 신청을 인용했다. 지난달 10일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원청의 ‘실질적 지배력’을 근거로 사용자성을 인정한 첫 사례다.

그동안 타워크레인은 대부분 임대업체 소속이었으나, 지노위는 원청이 현장에서 직접 작업을 지시하고 공정을 관리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번 결정으로 장비 임대업체 노조가 원청과 직접 협상할 길이 열렸다.

업계는 즉각 반발하며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교섭 대상이 원청으로 확대되면 노사 관계가 복잡해질 뿐 아니라, 협상 결렬 시 핵심 장비인 타워크레인이 멈춰 서며 현장 전체가 마비될 수 있어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타워크레인은 자재 인양 등 공정의 핵심”이라며 “장비업체 전반으로 교섭 창구가 넓어지면 현장 운영은 마비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교섭 요구 10건 중 6건이 건설노조…“신호탄 쐈다”

이번 판결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단순히 교섭 횟수가 늘어나는 문제를 넘어, 하청 계약 범위였던 공정 운영 방식, 안전 기준, 장비 단가 등이 원청과의 직접 협상 의제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수치로도 확인된다.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6일까지 전국 12개 지노위에 접수된 교섭 관련 조정 신청 279건 중 167건(59.8%)이 건설노조 소관이다.

건설업계 다른 관계자는 “타워크레인을 필두로 전 장비·공정 분야에 교섭 요구가 확산할 조짐”이라며 “기존 하청 계약으로 정리되던 사안들이 원청 협상으로 넘어가면 공사 일정과 비용 관리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고 토로했다. 특히 특정 공정이 멈출 경우 연쇄적으로 현장이 흔들리는 ‘셧다운 리스크’를 가장 큰 부담으로 꼽았다.

◇엇갈린 가이드라인에 대혼란…“명확한 기준 시급”

현장의 혼선을 부추기는 것은 일관성 없는 판정이다. 지난 10일 전남지노위는 동일 노조가 중흥토건 등을 상대로 낸 신청을 기각했다. 원청의 직접 관리·감독 여부에 따라 판단이 180도 달라졌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노조법상 교섭창구 단일화 원칙이 있음에도, 사용자성 판단과 교섭 방식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현장은 아수라장”이라고 비판했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실무 관행이 정립되지 않은 초기 단계라 사용자성 인정 범위에 따라 파급력이 천차만별일 것”이라며 “사용자성을 인정하더라도 원청이 모든 노조를 개별 상대해야 할지, 단일 창구를 구축할지조차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개별 교섭보다 창구 단일화가 협상 관리 면에서 유리할 수 있으나, 노조 간 이해관계 차이로 인한 ‘노노(勞勞) 갈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결국 판례와 실무 가이드라인이 조속히 마련되지 않을 경우, 건설 현장의 노사 갈등은 장기화하고 이는 고스란히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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