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면서] 건강정보 홍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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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면서] 건강정보 홍수 시대

경기일보 2026-04-23 19:17:3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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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옥 인하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외래를 보다 보면 환자들이 유튜브에서 봤다며 특정 운동이나 치료법에 대해 묻곤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영상은 그 운동법이 디스크에 좋다고 하고 또 다른 영상에서는 절대 하면 안 된다고 한다. 같은 질환인데도 설명이 제각각이면 환자 입장에서는 헷갈릴 수밖에 없다.

 

예전에는 정보를 몰라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요즘은 조금 다르다.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또는 ‘불확실한 의학 정보’ 때문에 오히려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늘었다. 나름대로는 관심을 갖고 찾아본 건데 그 방향이 틀어진 경우다. 예전에는 구글이나 네이버 같은 검색엔진만으로 정보를 찾아봤다면 유튜브를 거쳐 이제 챗GPT나 제미나이 같은 인공지능(AI) 검색이 일상이 돼 가고 있다. 바야흐로 정보의 홍수 시대를 맞이했다.

 

건강정보가 많아진 건 분명 좋은 일이다. 검색 몇 번이면 웬만한 내용은 다 나온다. 문제는 그 정보들이 같은 기준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점이다. 어떤 건 전문가의 설명이고, 어떤 건 개인적 경험이고, 어떤 건 조회 수를 올리기 위한 자극적인 내용이다. 그런데 화면에서는 다 비슷하게 보인다. 출처나 맥락은 잘 드러나지 않고 결론만 빠르게 소비된다.

 

짧은 영상일수록 더 단순하게 말한다. ‘이걸 하면 좋아진다’, ‘이건 무조건 피해야 한다’ 식으로 단 몇 초의 동영상에 책임지지 못할 의학정보가 넘쳐난다. 하지만 실제 의료는 그렇게 단정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보자. 허리 통증이 있으면 누구나 추간판탈출증을 걱정하지만 실제 추간판탈출증이 그 통증의 원인인 경우는 10% 미만일 뿐이다. 원인이 다르면 치료 방법도 달라지므로 누군가에게 맞는 방법이 다른 사람에게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정보일수록 더 확신에 차 보인다는 점이다. 단정적으로 말할수록 이해하기 쉽고 그래서 더 많이, 더 빨리 퍼진다. 하지만 의료는 그렇게 잘라 말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하나의 증상에 대해서도 진단을 위해 감별해야 할 질환이 많고 진단에 필요한 검사도 다양한데 그 부분이 빠진 채 자극적인 정보만 전달된다.

 

이런 흐름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의 변화에 가깝다. 건강정보를 접하는 방식 자체가 바뀌었다. 예전에는 필요할 때 찾아보는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가만히 있어도 정보가 계속 들어온다. 어떤 정보에 한번 관심을 가지면 AI 알고리즘에 의해 비슷한 내용이 반복해 추천된다. 보다 보면 그게 일반적인 기준처럼 느껴진다.

 

다양한 정보를 고르게 접하기보다 비슷한 내용만 반복해 보게 되는 구조이다 보니 다른 설명은 자연스럽게 뒤로 밀린다. 정보의 선택지가 늘어난 것 같지만 실제로는 한쪽으로 쏠리기 쉬운 환경이다. 그 사이에서 정확한 판단은 더 어려워진다.

 

건강정보를 아예 보지 말라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너무 쉽게 단정하는 말은 한번쯤 걸러 볼 필요가 있다. 특히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된다고 하는 내용은 조심해야 한다. ‘진짜 정보’가 아니라 ‘말하고자 하는 결론만 남은 이야기’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정보는 계속 많아질 것이다. 그걸 다 따라가려 하기보다 내 상태에 맞는 선택을 하는 게 더 중요하다. 이를 위해 스스로 확신하기보다 전문의의 진찰과 설명을 통해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남의 경험이 아니라 지금의 나에게 맞는 판단. 결국 그 기준을 세우는 일이 더 중요해진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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