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77분, 슈팅 0개.
오랜만에 최전방 공격수가 아닌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이 77분간 그라운드를 누비고도 단 한 번의 슈팅도 시도하지 못한 채 교체 아웃됐다. 손흥민은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답답한 기색을 내비쳤다.
손흥민이 또다시 침묵에 빠진 가운데 로스앤젤레스FC(LAFC)가 리그 3경기 무승(1무2패)에 빠지면서 마크 도스 산토스 감독의 '손흥민 활용법'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손흥민의 소속팀 LAFC는 23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 래피드와의 2026시즌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9라운드 홈 경기에서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리그 3경기 무승에 빠진 LAFC는 승점 1점을 추가하며 서부 콘퍼런스 5위 자리를 지켰지만, 무패를 달리면서 상위권 경쟁을 벌였던 시즌 초반과 비교하면 기세가 크게 꺾인 분위기다.
이날 LAFC는 손흥민과 드니 부앙가를 비롯해 마크 델가도, 마티외 슈아니에르, 세르지 팔렌시아, 에디 세구라, 위고 요리스 등 주요 선수들을 대부분 선발 출전시켰으나 끝내 콜로라도 골문을 열지 못했다.
점유율에서는 28대72로 크게 밀렸고, 기대득점(xG)도 0.19에 불과했다. 콜로라도의 기대득점(0.40)도 높지 않은 편이었는데, LAFC의 공격은 그야말로 처참한 수준이었던 셈이다. 실제 LAFC는 콜로라도를 상대로 슈팅 5회를 시도해 단 한 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했다.
LAFC의 주 득점원인 부앙가와 손흥민도 부진했다.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부앙가는 유효슈팅 없이 슈팅만 한 차례 시도했고, 전방에서 상대 수비수들과 확실하게 경합을 벌이지도 못했다. 손흥민 역시 단 한 번의 키 패스만 기록했을 뿐 드리블 성공 0회(3회 시도), 슈팅 0회 등 공격 면에서는 사실상 경기장 위에 없는 수준의 기록을 남겼다.
연패에 빠진 팀을 반등시키기 위해 측면으로 빠졌던 부앙가를 최전방 공격수로 배치하고, 손흥민을 한 칸 아래로 내려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한 도스 산토스 감독의 선택이 전술적 패착으로 이어진 모양새다. 지난해 18경기 연속 합작골이라는 신기록을 세우는 등 MLS 최고의 공격 듀오로 활약했던 두 선수의 파괴력은 올 시즌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두 선수의 침묵 속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널 시절부터 손흥민을 만날 때마다 번번이 고개를 숙였던 잉글랜드 출신 수비수 롭 홀딩은 이날 경합 성공률 100%, 인터셉트 2회, 클리어링 6회, 리커버리 5회 등을 기록하며 손흥민과 부앙가를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도스 산토스 감독은 손흥민과 부앙가가 서로의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역할을 분산시켰던 스티브 체룬돌로 감독과 달리 손흥민에게는 공격의 연결고리 역할을, 부앙가에게는 마무리 역할을 맡겼지만 이것이 오히려 LAFC의 발목을 잡았다.
LAFC는 전반전 내내 단 한 번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고, 홈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점유율을 포함해 전체적으로 크게 밀리는 경기를 했다. 수문장 요리스의 선방이 없었다면 수차례 위기가 실점으로 이어져도 이상하지 않았을 것이다.
경기 중 역할 수정을 통해 변화를 꾀할 수도 있었으나, 도스 산토스 감독의 선택은 교체였다. 그는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은코시 타파리와 티모시 틸먼을 투입한 데 이어 후반 22분에는 스테픈 에스타키오와 다비드 마르티네스를, 그리고 후반 32분 손흥민을 대신해 제레미 에보비세를 내보냈다.
손흥민은 교체되어 나오면서 고개를 젓고, 신경질적인 표정으로 코칭 스태프와 하이파이브를 하는 등 도스 산토스 감독의 결정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LAFC의 지휘봉을 잡은 도스 산토스 감독은 손흥민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있음에도 이를 외면하는 듯 손흥민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손흥민이 연계 능력도 준수한 선수이기는 하나, 플레이 메이커보다는 골 게터 역할이 그에게 더 익숙하고 잘 어울리는 옷이다. 지난해 수석코치로서 체룬돌로 감독을 보좌헀던 도스 산토스 감독이 이를 모를리 없다.
도스 산토스 감독은 몇 차례 손흥민을 최전방 공격수로 내세우며 재미를 봤지만, 콜로라도전에서 또다시 손흥민을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로 내리는 이해하기 어려운 판단을 내렸다. 손흥민이 전술에 묶이니 당연히 팀 공격도 살아나지 못했다. 사령탑의 오판이 참담한 결과를 불러일으킨 셈이다.
LAFC는 오는 26일 미네소타 유나이티드 원정 경기를 치르고, 30일 데포르티보 톨루카(멕시코)와의 2026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컵 준결승 1차전을 소화한다. 전술 변화 없이는 승리를 기대하기 힘든 일정이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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