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의 중징계 요구가 적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다만 실질적인 중징계 이행에는 제약이 따른다.
23일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이정원 부장판사)는 축구협회가 문체부를 상대로 제기한 특정감사 결과 통보 및 조치 요구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문체부가 정 회장 등에게 중징계 조치를 요구한 것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문체부의) 조치 요구가 부당하거나 위법하다고 보이지 않았고 이 정도 징계 요구는 할 수 있는 재량권 범위 내 있다고 판단했다”라며 “공공감사법에 따라 축구협회가 문체부의 조치 요구를 무조건 따라야 할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다. 이행하지 않아도 문체부는 다시 감사를 실시할 수 있을 뿐 직접 징계하거나 조치를 이행할 강제 수단이 없다”라고 했다.
2024년 홍명보 감독을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하며 시작된 논란은 축구협회가 국정감사와 문체부의 특정감사로 이어졌다. 2024년 11월 문체부는 축구협회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 위르겐 클린스만, 홍명보 등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 위반 및 부적정 운영 ▲ 국가대표팀 코치 등 지도자 선임 업무 부적정 ▲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립 사업 업무처리 부적정 ▲ 축구인 사면 부당 처리 ▲ 비상근 임원 자문료 방만 운영 등 강습회 불공정 등 다섯 가지 주요 문제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정 회장을 비롯해 김정배 상근부회장,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등 주요 관련자 3인이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받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축구협회는 문체부의 처분에 반발하며 법원에 이를 취소해달라는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우선 집행정지는 이뤄졌다. 지난해 2월 행정법원은 “처분으로 신청인에게 생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한 긴급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된다”라며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만약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 정 회장은 지난해 있던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 출마조차 어려웠겠지만,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되며 4선에 성공했다.
다만 본안 소송에서는 축구협회 측이 패소하며 사건이 새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정 회장에 대한 문체부의 징계 요구 처분 효력이 회복됐다. 재판 결과가 나온 뒤 축구협회 관계자는 풋볼리스트를 통해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라며 “판결문에 대한 내부 검토를 마친 이후 항소 여부 등 방침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패소가 실질적으로 축구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다. 우선 축구협회가 항소를 한다면 중징계 요구에 대한 집행 시기 자체를 미룰 수 있다. 또한 재판부가 밝혔듯 축구협회가 문체부의 조치 요구를 무조건 따라야 할 의무는 없다. 문체부의 직접적인 징계가 불가능하기에 설령 항소심에서 패소 판결이 뒤집어지지 않더라도 축구협회가 정 회장 등에 대한 중징계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막을 방도가 없다.
그럼에도 문체부는 이번 판결로 축구협회의 조속한 조치를 유도할 추가적인 카드를 얻었다. 정 회장 등에 대한 중징계 처분 요구가 적법하다는 결론이 도출된 만큼 축구협회가 문체부의 요구를 이행하지 않을 시 추가 감사 등을 통해 축구협회를 지속적으로 압박할 수 있다.
사진= 풋볼리스트,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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