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한스경제 신희재 기자 | "지도자로서 흐뭇한 경기를 했고, 희열을 느꼈다."
여자프로농구 청주 KB의 김완수 감독이 챔피언결정 1차전을 마치고 취재진을 만나 남긴 말이다.
KB는 22일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BNK금융 2025-2026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용인 삼성생명에 69-56으로 크게 이겼다. 4쿼터 중반 가비지 타임 전까지 20점 차 이상으로 벌어질 만큼 일방적인 승리였다.
경기 후 김완수 감독은 취재진을 만나 "이 정도로 이길 줄 예상하지 못했다"고 놀라워했다. 그의 표현처럼 이날 KB의 대승은 이변에 가까웠다. 1차전을 앞두고 간판 박지수가 발목 부상으로 결장하는 대형 악재를 마주해서다. 박지수는 지난 주말 훈련 중 발목을 다친 후 부기가 가라앉지 않아 이날 벤치에도 앉지 못했다. 신장 198cm인 센터 박지수가 빠지면서 KB는 180cm인 강이슬이 최장신인 스몰 라인업을 꾸릴 수밖에 없었다.
어려운 여건에도 KB는 장점인 3점슛과 스피드를 앞세워 삼성생명을 압도했다. 특히 올 시즌 박지수와 함께 '허강박' 트리오를 결성한 포워드 강이슬과 가드 허예은의 활약이 돋보였다. '허강' 듀오는 41득점을 합작하며 1차전 승리팀의 최종 우승 확률 73.5%를 선점했다. 또한 강이슬은 3점슛 6개, 허예은은 18득점으로 챔프전 개인 한 경기 커리어 하이를 새로 썼다.
경기 후 만난 KB 선수단은 박지수의 공백이 팀에 동기부여가 된 점을 설명했다. 강이슬은 지난 주말 박지수의 부상 직후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싸해졌고, 분위기가 조용해졌다"면서도 "어쨌든 일어난 상황이므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해야 했다"고 복기했다. 그러면서 "박지수가 1차전을 결장한 것에 대해 미안할 것이고, 선수단도 부담이 있었다. 그래도 잘 이겨내고 좋은 결과를 가져와서 기쁘다"고 덧붙였다. 허예은은 "처음엔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지만, 강이슬 언니가 선수단을 모아서 다잡아줬다. 박지수 언니가 없어서 졌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다. 다 같이 해서 잘 이겨낸 것 같다"고 거들었다.
특히 이날 경기는 허예은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었던 날이었다. 프로 6년 차 허예은은 2020-2021시즌 커리어 첫 챔프전에서 정규리그 4위 삼성생명을 상대로 2승 3패에 그쳐 준우승에 머문 아픈 기억이 있다. 그러나 이날은 신장 17cm 차이인 삼성생명의 베테랑 센터 배혜윤과 미스매치에서 압도하고, 2쿼터 종료 직전에는 초장거리 3점포를 쏘아 올리는 등 경기를 지배했다. 경기 후 하상윤 삼성생명 감독은 "오늘은 허예은에게 당한 경기"라고 극찬을 하기도 했다.
허예은은 "(5년 전에는) 너무 어렸을 때여서 아무것도 모르고 지고 나와서 눈물 흘린 기억이 있다. 이제는 팀에서 중간 나이대가 됐다"며 "경기 전에 미국프로농구(NBA) 스테판 커리(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영상도 볼 만큼 간절한 마음으로 임했다. 간절함이 닿은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기선 제압에 성공한 KB는 2차전도 박지수 복귀 여부에 흔들리지 않고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것이라 다짐했다. 김완수 감독은 "첫 경기를 잘 풀어서 팀에 부담이 덜하다. 2차전도 1차전처럼 해주면 박지수가 들어왔을 때 남은 선수들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강이슬은 "선수들 개개인이 성장한 게 느껴졌다. 우리가 잘 버티고 있을 테니 박지수가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편하게 회복하면 좋겠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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