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삼성전자(005930)가 노사 갈등의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23일 성과급 상한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투쟁결의대회를 열었다. 단순 임금 갈등을 넘어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망 병목 현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날 집회에는 노조 추산 3만9000여명이 집결했다. 이는 약 12만명에 달하는 삼성전자 전체 임직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번 집회를 주도한 노조 공동투쟁본부의 주축인 초기업노조는 현재 7만4000여명의 조합원이 가입해 삼성전자의 첫 과반 노조 지위를 얻었다. 지난 15일에는 고용노동부 확인 절차를 거쳐 법적 근로자 대표 지위도 확보했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제 폐지와 연간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요구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40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 전망대로 연간 영업이익이 300조원에 달할 경우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규모는 45조원에 달한다.
노조가 요구하는 금액은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구개발(R&D) 투자비(37조7548억원)보다 18.3% 많다. 또 삼성전자의 연 배당금(11조1079억원)의 4배를 넘는 규모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사측은 '성과급 상한 폐지와 투명한 제도화'는 외면한 채 일회성 보상 명목으로 교섭을 마무리하려 한다"며 "경영진은 직원들의 땀과 노력은 배제하고 오직 시황만이 회사 성과를 결정한다고 말하며, 삼성의 '인재제일' 경영원칙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매년 위기라고 경고하는 상황에서도 반도체 세계 1위를 만들고, 공정을 개선하며 밤을 새워 수율을 높인 것은 경영진이 아닌 현장 조합원들"이라며 "회사가 헌신하는 조합원을 단순히 숫자로 취급한다면, 우리 역시 파업으로 발생할 막대한 생산 차질과 손실을 숫자로 보여주겠다"고 경고했다.
노조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내달 21일부터 6월7일까지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임직원과 지역사회의 안전을 지키는 한편, 고객사 피해와 납기 차질, 글로벌 공급망 혼선, 국가 경제에 미칠 부담을 줄이기 위해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삼성전자 소액 주주들이 포함된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회원들도 집회 현장 인근에서 맞불 반대 집회를 열었다. 노조의 성과급 요구가 주주 가치를 훼손한다는 이유에서다.
주주들은 "반도체 생산 차질이 현실화할 경우 주주들의 재산에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한다"며 노조를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주요 외신도 이번 파업을 삼성전자의 반도체 경쟁력과 글로벌 신뢰도를 흔드는 핵심 변수로 판단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파업에 대해 "AI 패권 경쟁이 정점에 달한 시점에 발생한 악재"라고 규정했다. 로이터통신도 성과급 지급 분쟁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위협하고 있다고 집중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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