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에피스홀딩스가 나란히 호실적을 기록하며 ‘생산–개발–투자’로 이어지는 삼성 바이오 사업 구조가 구체적 성과를 내고 있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노사 갈등이 격화되며 향후 성장 흐름의 변수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분기 매출 1조2571억원, 영업이익 5808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6%, 영업이익은 35% 증가했다. 1~4공장 풀가동과 고부가 위탁생산(CMO) 사업 확대가 실적을 견인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재무 구조도 안정적이다. 1분기 말 기준 자산 11조9950억원, 부채비율 51.4%, 차입금 비율 11.6%로 안정적인 재무 상태를 유지했다. 누적 수주 역시 CMO 112건, CDO 169건, 총 214억달러를 기록하며 장기 성장 기반을 확보했다.
사업 전략 측면에서는 글로벌 생산·개발 역량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 지난 3월 미국 록빌 생산시설 인수를 완료하며 송도–미국을 잇는 이원화 생산 체계를 구축했고, 마스터세포은행과 벡터 제작 서비스를 내재화해 임상시험계획(IND) 제출까지 9개월 내 완료 가능한 ‘엔드 투 엔드’ 체계를 마련했다.
오픈이노베이션도 확대된다. 미국 제약사 Eli Lilly와 협력해 ‘릴리 게이트웨이 랩스’를 송도에 설립하기로 하면서 글로벌 산학연 협력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바이오의약품 생태계 확장과 신약 개발 협력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생산·개발 기반 확대는 자회사 실적 개선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분사한 삼성에피스홀딩스는 1분기 매출 4538억원, 영업이익 905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시장 컨센서스를 웃도는 성과로, 독립 지주사 전환 이후 첫 분기 실적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1분기 매출 4594억원, 영업이익 1440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14%, 13% 증가했다. 유럽에서 출시 10년을 맞은 ‘SB4’ 등 기존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안정적 매출과 미국 신제품 출시 효과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향후 성장 축도 확장되는 모습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항체-약물 접합체(ADC) 등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첫 후보물질 ‘SBE303’의 글로벌 임상 1상에 착수했다. 오는 2030년까지 신약 파이프라인을 20종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지주사로서 삼성에피스홀딩스 역시 투자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자회사 에피스넥스랩을 통해 유망 바이오벤처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향후 투자 성과를 실적에 반영하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초기에는 연구개발 비용 증가로 적자를 기록했지만, 이번 분기 흑자 전환으로 사업 모델의 방향성이 일정 부분 입증됐다는 평가다.
삼성 바이오 사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 역량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개발·상업화 역량, 그리고 삼성에피스홀딩스의 투자 기능이 맞물리는 구조로 재편되는 흐름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CDMO–바이오시밀러–신약–투자’로 이어지는 수직 통합 모델로 해석하는 시각도 나온다.
다만 변수도 존재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임금 및 성과급 협상 결렬 시 다음 달 1일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 노조는 평균 14% 임금 인상을 요구한 반면, 사측은 6.2% 인상안을 제시하며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생산 특성상 공정 중단 시 세포 사멸이나 단백질 변질로 제품이 전량 폐기될 수 있어, 생산 차질이 현실화될 경우 수천억 원에서 많게는 조 단위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호실적과 사업 확장 흐름 속에서 노사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성장 궤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는 만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향후 대응이 시장의 주요 관전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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