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참모총장 경질 20여일 만에…퇴역군인 출신 카우 차관이 장관 대행
미 언론 "트럼프 직보, '황금함대' 등 두고 헤그세스 장관과 갈등"
(워싱턴·서울=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김아람 기자 = 존 펠란 미국 해군 장관이 22일(현지시간) 사임했다고 미 국방부(전쟁부)가 밝혔다.
숀 파넬 미 국방부 수석대변인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펠란 장관이 행정부를 떠난다. 이는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고 적었다.
이어 "우리는 전쟁부 장관 및 부장관을 대신해 펠란 장관이 부처와 미 해군에 보여준 봉사에 감사드린다"며 "그가 새로운 도전에서 잘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훙 카우(54) 해군 차관이 장관 대행을 맡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해군부의 '문민 수장'인 해군 장관은 해군과 해병대의 훈련, 장비(무기), 행정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내각의 구성원은 아니지만 대통령이 지명하고 연방 상원의 인준을 거쳐야 부임할 수 있는 자리로, 지휘 체계상 국방부 장관에게 직보한다.
펠란 장관이 이번 대이란 전쟁을 현장에서 지휘하는 '장수'는 아니지만 미 국방 부문의 수뇌부를 구성하는 인사라는 점에서 전쟁이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물러나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펠란 장관이 이끌었던 해군은 현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대이란 해상봉쇄를 주도하고 있다.
파넬 수석대변인은 사임 사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AP 통신은 펠란 장관의 사임을 "갑작스럽다"(sudden)고 표현하면서 "워싱턴DC에서 열린 해군 연례 콘퍼런스에서 수많은 해군 장병 및 업계 전문가들을 상대로 연설하고 기자들에게 향후 추진과제에 대해 얘기한 지 불과 하루 만에 이뤄졌다"고 짚었다.
펠란 장관의 이번 사임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지난 2일 랜디 조지 육군 참모총장을 경질한 지 20여일 만에 이뤄진 것이어서 헤그세스 장관의 군 고위직 경질 및 교체 작업과 연관돼 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가 좋은 것으로 알려진 펠란 장관이 지휘 체계상 상관인 헤그세스 장관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소문도 돈다.
펠란 장관은 녹슨 군함 문제와 관련해 직접 트럼프 대통령과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았다고 작년 2월 상원에서 밝히기도 했다.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헤그세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소통하는 펠란 장관이 지휘 체계를 자주 우회한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펠란 장관이 국방부의 헤그세스 장관 및 파인버그 부장관과 관리 방식이나 인사 문제로 불화를 겪었으며, 그의 후임이 된 카우 해군 차관과도 갈등 관계였다고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특히 펠란 장관은 냉전 시대 이후 퇴장한 거대 전함을 재도입하는 이른바 '황금 함대' 계획을 주도하면서 국방부 수뇌부와 대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해군 고위당국자 출신인 브라이언 클라크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은 NYT에 "펠란 장관은 전함이나 호위함 같은 사업을 추진했지만 이는 잠수함, 스텔스기, 무인 시스템, 전자전 같은 소프트웨어 중심 역량으로 군을 이끌려는 전쟁부(국방부) 지도부의 방향과 맞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해군 장관은 민간인이 맡는 보직이긴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24년 대선 직후 이례적으로 군 경험이 없는 펠란 장관을 해군 장관에 지명해 눈길을 끌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HBS)에서 경영학석사(MBS) 학위를 받은 펠란은 사모 투자회사 러거 매니지먼트를 창립해 이끌었고, 델 창립자 마이클 델의 자산을 운용하는 투자회사 MSD 캐피털을 공동 창립하기도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후원자 중 하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장관 대행을 맡게 된 카우 차관은 전투 지역에서 복무한 이력을 포함해 해군에 20년 이상 몸담았던 퇴역군인이다. 1970년대에 가족과 함께 베트남을 탈출했으며, 지난 2024년 트럼프 대통령 지지를 받으며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시는 등 정치에 도전하기도 했다.
min22@yna.co.kr,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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