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롱에서 트렌드로…'중티 감성' 뷰티·콘텐츠에 빠진 한국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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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롱에서 트렌드로…'중티 감성' 뷰티·콘텐츠에 빠진 한국 청년들

르데스크 2026-04-23 15:48:0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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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청년층 사이에서 중국스러운 패션과 메이크업 등 이른바 '중티 감성'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촌스럽고 과장된 스타일로 여겨졌던 중국식 스타일이 오히려 새로운 즐길 거리이자 트렌드로 소비되고 있다.

 

그동안 '중티(중국 티가 난다)'라는 표현은 세련되지 못한 디자인이나 과한 연출을 비꼬는 의미로 사용돼 왔다. 그러나 최근 한중 커플 유튜브 채널 '여단오'에서 해당 표현이 등장하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한국인 여자친구가 중국인 남자친구의 화려한 패션을 장난스럽게 놀리는 과정에서 사용된 '중티'라는 표현이 가볍고 유쾌한 의미로 소비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언어 사용의 변화를 넘어 미적 감각 자체의 재해석으로 이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과하다"거나 "촌스럽다"는 평가를 받던 중국 특유의 화려한 색감과 과장된 연출이 이제는 시선을 사로잡는 '강한 스타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기에 무비자 정책으로 중국 여행이 일상화되면서 현지 문화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낮아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직접 경험한 중국의 거리 풍경과 콘텐츠가 SNS를 통해 공유되며 '중티 감성'은 하나의 놀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중국 스타일을 소비하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유행으로 자리 잡았다. 대표적으로 '왕홍(중국 인플루언서) 스타일'이 꼽힌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왕홍' 해시태그가 3만 건 이상 게시될 만큼 관련 콘텐츠가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 사진은 인스타그램에 '#왕홍'을 검색하면 나오는 피드들의 모습. [사진=인스타그램 갈무리]

 

이러한 흐름 속에서 개그맨 박명수, 곽범, 배우 한가인, 걸그룹 러블리즈 멤버 이미주 등 유명 연예인들도 '왕홍 메이크업'에 도전하며 화제를 모았다. 관련 유튜브 콘텐츠는 수십만에서 수백만 회에 이르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뷰티 유튜버들 역시 한국식 메이크업보다 한층 화려한 더우인·왕홍 스타일 튜토리얼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남성과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사진을 찍는 '중티 남친 체험' 콘텐츠도 계속해서 확산되고 있다. 유튜버 '예또'는 지난 1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예또세상'에 '반항미 있는 중국 연하남과 오토바이타고자본주의 데이트(중티 드라마 여주인공 체험기)'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9일 만에 조회수 25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비슷한 시기 업로드된 콘텐츠보다 높은 관심을 끌었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여기가 진짜 중티맛집이다. 다른 채널에서는 중티베타테스트, 체험, 찍먹 이정도인데 여긴 제대로 말아준다", "중티는 오글거려야 한다. 진짜 빵 터졌다", "마지막 영상은 찐 중국영화 바이브같다" 등의 반응을 남겼다. 


이러한 콘텐츠의 인기에 힘입어 중국 여행을 다녀온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중티 체험'이 하나의 필수 코스로 떠오르고 있다. 자영업자 엄윤서 씨(32)는 "상하이 여행 중 왕홍 체험을 해봤는데 예상보다 훨씬 재밌었다"며 "다음에는 충칭에서 남친 콘셉트의 오토바이 촬영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서는 중국 특유의 자극적인 연출과 빠른 전개를 앞세운 숏폼 드라마 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직장인 최은선 씨(29)는 "몇 주 전부터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 중국 드라마가 자주 노출됐다"며 "처음에는 한국 감성과 달라 낯설었지만 계속 보다 보니 결국 유료 결제까지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부정적으로 보던 '중티 감성'이 이제는 새로운 문화처럼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 사진은 국내에 진출한 중국 화장품 브랜드 플라워 노즈를 구경하고 있는 소비자의 모습. ⓒ르데스크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중국 디자인이 적용된 상품들도 인기를 얻고 있다. 중국 아디다스에서 출시된 이른바 '중티다스' 집업과 중국 화장품 브랜드 플라워 노즈가 대표적이다. '중티다스'는 현지 소비자를 겨냥한 중국 전용 상품임에도 국내 여행객들 사이에서 '중국 방문 시 구매해야 할 기념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플라워 노즈는 성수동 팝업스토어를 열고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2016년 설립된 이 브랜드는 마법소녀 콘셉트를 연상시키는 화려한 용기 디자인과 입체적인 패키지로 유명하다. 과거에는 일부 코스메틱 마니아들 사이에서 '중국 여행 필수 쇼핑템'으로 꼽혔지만, 최근에는 국내 젊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인지도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


취업준비생 정지혜 씨(25)는 "예전에 유튜버 지하니의 영상에서 이 브랜드를 처음 접했는데, 한국 제품보다 화려한 디자인과 색감이 눈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중국 화장품에 대한 편견이 있었지만 직접 사용해보니 품질도 나쁘지 않았다"며 "오히려 색감이 더 화려하고 펄이 커서 화장하는 재미가 있고 패키지도 개성이 강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과거 '가성비' 중심으로 소비되던 중국 제품들이 최근 기술력까지 갖추면서 소비자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홍주 교수는 "그동안 중국 제품은 '저렴한 가격'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에는 기술 수준이 높아지면서 품질이 크게 개선됐다"며 "이에 따라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던 '중티'라는 표현도 점차 긍정적인 의미로 전환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여전히 가격 대비 성능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많은 만큼 이러한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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