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노사 정면충돌…3만 집결 속 ‘성과급 15%’ 전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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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노사 정면충돌…3만 집결 속 ‘성과급 15%’ 전면전

한스경제 2026-04-23 15:46:2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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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조 투쟁 결의대회, 구호 외치는 조합원들./연합
삼성전자 노조 투쟁 결의대회, 구호 외치는 조합원들./연합

| 서울=한스경제 고예인 기자 |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결국 거리로 번졌다. 23일 경기 평택사업장 앞에는 수만 명이 모이며 긴장감이 고조됐고 노조와 주주 측이 같은 공간에서 상반된 메시지를 내며 충돌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이날 집회는 단순한 임금 협상을 넘어 ‘성과 배분 구조’를 둘러싼 전면전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산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 “상한 없애라”…3만 결집한 노조, 총파업 압박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를 중심으로 한 공동투쟁본부는 이날 평택캠퍼스 앞에서 대규모 결의대회를 열고 성과급 상한제 폐지와 영업이익 15% 성과급 지급을 요구했다.

현장에는 경찰 추산 3만여 명이 집결했다. 평택 반도체 공장을 둘러싼 주요 도로는 통제됐고, 집회 참가자들은 “상한 폐지” “투명한 성과급” 등의 구호를 반복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번 집회는 단순한 압박 수위를 넘어선 ‘행동 신호’에 가깝다. 노조는 사측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다음달 2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특히 이번 노조는 조합원 약 7만4000명을 확보하며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첫 과반노조 지위를 확보한 상태다. 법적 교섭 대표성을 확보한 만큼 향후 협상력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화됐다는 평가다.

현장에서는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뚜렷했다. 단순한 보상 확대를 넘어 ‘성과 배분 방식 자체를 다시 설계하겠다’는 메시지가 강하게 읽힌다.

▲ 바로 옆 ‘맞불 집회’…주주 “45조 성과급은 과도”

같은 시각, 집회 장소 인근에서는 삼성전자 주주들이 별도의 집회를 열며 정면으로 맞섰다.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측은 노조 요구를 ‘과도한 성과 배분’으로 규정하며 반대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반도체 생산 차질이 현실화될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주주에게 돌아온다”며 “성과급이 투자와 경쟁력을 잠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주주 측이 특히 문제 삼은 지점은 규모다. 증권가가 예상한 연간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하면 노조 요구대로 성과급을 지급할 경우 최대 40조원대 재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기존 배당 규모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현장에서는 “미래 투자보다 성과급이 앞설 수 없다” “공장 가동 중단은 곧 기업가치 훼손”이라는 구호가 이어졌다.

집회에 참여한 일부 주주들은 제조업 경험을 언급하며 “이 같은 요구는 산업 전반과 괴리된 수준”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중소 제조업과의 임금 격차를 거론하며 사회적 파장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 ‘임금 갈등’ 넘어선 구조 충돌…산업 리스크 부상

이번 충돌은 단순한 노사 갈등을 넘어 ‘이익 배분 구조’를 둘러싼 이해관계 충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노조는 “성과가 나면 그만큼 돌려달라”는 구조 개편을 요구하고 있고, 주주 측은 “투자와 배당, 미래 경쟁력 훼손”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산업 특성상 설비 투자와 생산 연속성이 핵심 변수라는 점에서 갈등의 파급력은 더 크다. 공정 특성상 생산라인이 멈출 경우 재가동 비용과 시간이 막대하게 소요되는 만큼 파업 가능성 자체가 리스크로 인식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임금 협상’이 아닌 ‘자본과 노동 간 배분 구조 충돌’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임금 인상률이 쟁점이었다면 지금은 이익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가 핵심”이라며 “노조 교섭력이 커진 상황에서 기업의 투자 전략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 타협 없으면 ‘전면전’…삼성 리스크 현실화하나

현재까지 노사 간 입장 차는 좁혀지지 않은 상태다. 노조는 총파업 카드를 이미 꺼낸 반면, 사측은 공식적인 대응을 자제하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생산 차질, 투자 지연, 주주 신뢰 훼손 등 복합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슈퍼사이클 국면에서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경우 시장 주도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산업계 전반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결국 이번 갈등의 핵심은 ‘얼마를 주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나누느냐’다.

노사와 주주가 각각 다른 방향을 바라보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어떤 균형점을 찾아낼지에 따라 향후 한국 제조업의 노사 관계 모델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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