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상징성 넘어 행정력 시험대…'민생 성과' 입증 과제
(전주=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과거 독재 정권에 맞서 민주주의를 외쳤던 전북대학교 학생운동 주역들이 6·3 지방선거의 유력 후보로 전면에 나서며 지역 정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단순한 운동권 출신의 상징성을 넘어 수십 년간 지방의회와 도정(道政), 국정 전반에서 실무 능력을 다져온 이들이 80년대 학번 특유의 연대감을 바탕으로 전북 미래를 설계할 핵심 그룹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23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최근 주목받는 인물은 더불어민주당 전북도지사 후보인 이원택 국회의원과 도내 최대 도시인 전주시의 조지훈 시장 후보다.
두 사람은 전북대 87학번 동기로, 대학 시절 민주화 운동을 함께 해온 '40년 지기'다.
당시 공학도였던 이 의원과 상과대생이었던 조 후보는 각기 다른 위치에서 분투하며 인연을 맺었다.
조 후보는 이 의원과의 관계에 대해 "대학 시절부터 인간적으로 깊은 신뢰를 쌓아온 친구이자 동지"라며 일각의 불화설을 일축하기도 했다.
이들이 여타 정치인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시민·사회단체 활동가와 전주시의원을 하면서 쌓아 올린 기반으로 다진 두터운 현장 실무 경력이다.
이 의원은 이후 전주시·전북도 비서실장, 청와대 행정관, 전북도 정무부지사를 거치며 탄탄한 기획력을 인정받았다.
조 후보 역시 최연소 전주시의회 의장과 전북경제통상진흥원장을 지내며 실물 경제에 대한 안목을 넓혔다.
특히 조 후보는 전주시의회 의장 시설인 2010∼2011년 전국 대형마트의 영업제한(의무 휴업)을 처음으로 공론화한 '뚝심의 승부사'다.
당시 그는 대형 유통업체에 하루 2시간의 영업시간 단축과 월 3일의 영업 휴일을 요구하며 103일간 천막 농성을 벌였으며, 이렇게 제정된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은 2012년 전주시에서 최초 지정된 뒤 전국으로 확산했다.
조 후보는 "제도권에 남은 민주화 세력은 시대적 과제에 응답하고자 뼈를 깎는 혁신을 거쳤다"며 "준비된 실력으로 시민의 요구를 현실로 만들어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조 후보는 전주·완주 통합 문제에 대해 '시장직'을 건 배수의 진을 쳤다. 이는 도지사와 자치단체장이 전북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강력한 '원팀' 체제를 구축했을 때 가능한 행정적 시너지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과제도 적지 않다. 민주화 운동이라는 과거의 '훈장'이 복합적인 현재의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열쇠는 아니기 때문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민주화 세력의 도덕적 우위와 결집력은 자산이지만, 이를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구체적 성과로 어떻게 치환하느냐가 진정한 시험대"라고 지적했다.
기득권화된 운동권 정치에 대한 피로감을 극복하고,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시대 흐름에 맞는 전문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점도 이들이 넘어야 할 산이다.
sollens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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