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에 따르면 일본행 항공편을 인터넷으로 알아본 직후부터 브라우저 곳곳에 일본 숙소 광고가 끊임없이 노출되는 경험, 해외에서 카드를 여러 차례 긁자 '이상 거래'를 의심하는 연락을 받는 상황이 이제는 낯설지 않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우리 일상을 들여다보는 시선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서울대 홍성욱 교수가 이러한 시대 변화를 반영해 2002년 저서 '파놉티콘-정보사회 정보감옥'의 개정증보판을 선보였다. 제러미 벤덤이 고안한 원형감옥 개념을 정보사회에 대입하고, 다수가 소수를 감시하는 역감시 현상까지 탐구했던 원작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개정판에서는 '감시 자본주의', '디지털 감시경제', '감시문화' 등 해외 학자들이 제시한 최신 이론 틀이 상세히 소개된다. 과거보다 훨씬 정교해지고 광범위해진 감시 양태를 다각도로 분석한 점이 특징이다.
그러나 저자는 희망의 가능성도 놓치지 않는다. 기술적 감시에 맞서 저항한 사례들을 조명하며, 파놉티콘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한 '새로운 프라이버시 권리선언문'을 책 말미에 제안했다. 김영사 펴냄, 316쪽.
▲ 내일 날씨는 맑음 = 자가디시 슈클라 지음, 노승영 옮김.
몬순의 도래 여부가 삶 전체를 결정짓는 인도 오지 마을이 있었다. 주민들은 산들바람의 온도, 철새 무리의 움직임, 흙에서 피어오르는 습한 냄새에 의지해 강우를 짐작할 수밖에 없었다.
이 마을에서 기후의 압도적 힘을 체감하며 성장한 소년이 있었다. 그는 이후 장기 기상 예측 분야에 혁혁한 공을 세운 세계적 석학으로 성장한다.
미국 조지메이슨대 기후역학 석좌교수인 자가디시 슈클라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저서를 통해 그는 자신의 연구 궤적과 함께 전 지구적 기상·기후학 발전 역사를 생생하게 풀어낸다.
브라질 나비의 미세한 날갯짓이 텍사스 토네이도로 이어질 수 있다는 '나비 효과'처럼, 아주 작은 변수가 기상 전체를 뒤흔드는 탓에 중장기 예보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여겨졌다. 슈클라는 이 혼돈 속에서 예측의 실마리를 끄집어냈다.
기후변화가 지구를 위협하는 지금, 포기하지 않는 연구만이 안전한 탈출구를 열어줄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반비 펴냄, 376쪽.
▲ 저항하는 청계천 = 최인기 지음.
조선시대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청계천이 겪어온 개발의 역사, 그리고 그 과정에서 터전을 잃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은 기록물이다.
신평화시장에서 의류 장사를 하던 부모 곁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저자는 청계천 인근에 남아 빈민운동에 투신해왔다. 한국 도시화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는 청계천을 내부자의 눈으로 해부한다.
저자는 '개발과 성장'이라는 명분 아래 청계천의 고유한 장소성과 역사성이 끊임없이 파괴되어 왔다고 지적한다. 공간 쟁탈전 속에서 무언가를 일궈낸다는 신화는 빛이 바랬고, 삶의 공동체는 거듭 해체됐다는 것이다. 이 악순환을 이제는 끊어야 한다고 그는 역설한다. 나름북스 펴냄, 2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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