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송진현 기자 |오랜 기간 이어진 SK그룹 최종현 선대 회장과 최태원 회장의 반도체 집념이 마침내 경이적인 실적의 경사를 맞았다.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도 증권가의 기대치를 충족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이다. AI(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SK하이닉스는 23일 올해 1분기 매출액 52조원, 영업이익 37조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8.1%, 영업이익은 무려 405.5%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이 72%에 달하는 폭발적인 실적이다.
1분기는 계절절 비수기임에도 글로벌 빅테크들의 AI 투자 확대로 수요 강세가 이어진 가운데 HBM과 고용량 서버용 D램 모듈, 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의 호조로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고 SK하이닉스 측은 설명했다.
SK그룹이 반도체와 인연을 맺은 것은 2대 회장인 최종현 회장(192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종현 회장은 1950년대 당시 한국 사회에선 보기 드물게 미국 유학길에 올라 위스콘신대학교 화학과(1956년)를 졸업하고 시카고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1959년)를 취득했다. 1950년대는 미국 반도체의 도약기였다.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페어차일드 반도체 등 반도체 기업들이 잇따라 설립되었던 것이다.
최 회장은 미국 유학 중 이런 흐름을 잘 알고 있었다. 귀국 후 경영수업을 거쳐 1973년 SK그룹 회장에 오른 그는 1978년 3월 선경반도체를 설립했다. 반도체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었기에 하이테크 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꾼 것이다.
선경반도체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연구소도 설립하고 반도체 조립 장비도 들여오는 등 본격적인 체제를 갖췄다. 하지만 1981년 선경반도체는 2차 오일쇼크로 그룹의 섬유와 석유 사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재정난으로 문을 닫고 말았다.
최 회장의 장남인 최태원 회장은 이 같은 그룹의 반도체 역사를 잘 알고 있었던 상태. 부친으로부터 반도체가 미래의 핵심 산업이 될 것이라는 점도 자주 들었다.
최태원 회장이 지난 2012년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약 3조3700억원을 들여 채권단이 관리하고 있던 SK하이닉스를 과감히 인수한 배경이다. 당시만 하더라도 SK하이닉스는 만년 적자의 늪에 빠져있었고 글로벌 반도체 업황도 불투명했다. 매년 조 단위의 시설투자가 병행되어야 하는 점도 당시 SK그룹 경영진들이 하이닉스의 인수에 반대의사를 표명했던 이유다. 자칫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최태원 회장은 스스로 반도체에 대해 깊이 있는 공부를 한 결과 반도체의 미래를 밝게 보고 M&A를 결정했다. 부친의 유업이라고도 생각했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 인수 후 매년 천문학적인 투자를 감행하며 후일을 도모했고 마침내 SK하이닉스는 수익성 측면에서 세계 최고의 기업 중 하나로 탄생할 수 있었다. 최종현-태원 부자의 반도체 승부수가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소중한 결실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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