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인쇄용지를 제조하는 국내 주요 제지업체 6곳이 약 4년 동안 가격을 담합한 사실이 적발돼 3천383억 원의 과징금과 함께 가격 재결정 명령을 받게 됐다. 일부 법인은 검찰에 고발된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한솔제지와 무림 등 제지 6사가 3년 10개월 동안 교육·출판 분야에서 사용되는 인쇄용지 가격을 은밀히 합의한 것을 적발해 시정명령과 총 3천383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이들 업체에 대해 담합에서 벗어나 각사가 독자적으로 가격을 결정하도록 하는 가격 재결정 명령도 함께 내리기로 했다. 주 위원장은 “가격 밀약 구조를 해체하고 경쟁이 회복되도록 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담합에 관여한 일부 법인을 검찰에 고발해 형사 책임도 묻기로 했다.
이번 제재는 교육·출판용 인쇄용지 가격이 소비자 물가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민생 물가 관리 차원에서도 주목된다. 인쇄용지는 교과서, 학습지, 각종 출판물 제작에 폭넓게 사용되는 필수 재화다.
공정위는 이날 회의에서 담합을 반복하는 사업자를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하거나 영업을 중단시킬 수 있는 수준으로 제재를 강화하는 ‘담합 근절 패키지’ 방안도 제안했다. 건설·부동산 분야에서 이미 운영 중인 ‘반복 담합 사업자의 등록·허가 취소 제도’를 담합이 빈발하는 다른 업종으로 확대 적용하는 방안이 핵심이다.
또 동일 사업자가 담합을 반복할 경우 부과되는 과징금 가중 비율을 현행 수준에서 100%까지 높이는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공정위는 이를 통해 “담합을 일회성 위반이 아닌 구조적·상습적 범법행위로 보고, 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공정위는 향후 관련 법령 개정과 제도 정비를 관계 부처와 협의해 추진하는 한편, 인쇄용지 등 생활 밀접 품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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