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이하 현지시간) 휴전 기한을 연장했지만 미국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대치가 장기화되면서 2차 협상 전망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내부에서 협상파와 강경파간 이견을 문제 삼으며 '통일안'을 내 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면서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를 지속하겠다는 뜻블 밝혔다.
반면,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해상봉쇄가 지속되는 한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버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 석상에서 '전쟁을 빨리 끝내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전쟁이 쉽게 끝나기 어렵게 되면서 이 상태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36∼72시간 내' 이란과 2차 협상 "가능하다"
22일 미 일간 뉴욕포스트는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협상이 이르면 24일 열릴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전했다.
앞서 뉴욕포스트는 파키스탄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과의 긍정적인 중재 노력으로 향후 '36∼72시간 내'에 추가 회담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뉴욕포스트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같은 가능성을 묻자, 트럼프 대통령이 문자로 "가능하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지도부가 '통일된 제안'을 내놓을 때까지 휴전을 연장하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나온 소식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 기간 만료를 하루 앞둔 지난 21일 이란이 통일된 안을 제출할 때까지 휴전을 연장한다고 밝혔다. 이란 내부에서 협상파와 강경파간 이견 때문에 협상이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 "이란 전쟁을 빨리 끝내고 싶다"고 여러차례 언급한 만큼 5월 중순 예정된 중국 방문 전까지 종전 협상을 마무리 짓기를 원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이후 파키스탄은 이란과 외교 채널을 지속적으로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파키스탄 소식통은 "36∼72시간이라는 시점은 이러한 중재 노력을 바탕으로 나온 것"이라며 "수위가 높아진 수사에도 휴전이 유지되고 있는 것은 양측 모두 긍정적인 의지를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란 "대화는 환영…해상봉쇄로 휴전 무의미"
문제는 이란이 2차 종전 협상 테이블을 거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란은 휴전 기간 이어진 해상 봉쇄 등을 이유로 전날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예정이던 미국과의 2차 종전 협상에 협상단을 보내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을 연장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를 유지하겠다고 밝히자 호르무즈 해협을 허가 없이 통항하려 했다며 선박 3척을 나포하는 등 해협에 대한 무력 봉쇄를 강화하고 있다.
이란의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미국의 해상 봉쇄와 위협이 협상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22일 셜미디어 엑스(X)에 "이란 이슬람 공화국은 언제나 대화와 합의를 환영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면서 "악의적인 불신과 봉쇄, 그리고 위협이야말로 진정한 협상을 가로막는 주요 장애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 세계가 당신들(미국)의 위선적인 빈말을 목격하고 있으며, 당신들의 주장과 행동 사이에 존재하는 모순을 지켜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란의 종전 협상 대표단장을 맡고 있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도 미국의 해상 봉쇄로 인해 휴전이 무의미해진 것은 물론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도 불가능해졌다고 비판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22일 엑스(X)에 "완전한 휴전은 해상 봉쇄와 세계 경제를 인질로 잡는 행위가 중단될 때만 의미가 있다"며 "모든 전선에서 시온주의자(이스라엘)들의 전쟁광적인 행태가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골적인 휴전 위반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개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도 못 박았다.
갈리바프 의장은 "적들은 군사적 침략을 통해 자신들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으며, 강압적인 태도로도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사태 해결의 유일한 방안은 이란 국민의 정당한 권리를 인정하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휴전중' 이스라엘-헤즈볼라 무력충돌 격화…4명 사망
이런 가운데 또 다른 뇌관인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간 무력 공방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레바논 국영 통신(NNA)은 22일 남부 타이리 마을에서 이스라엘의 차량 공습으로 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레바논군 관계자는 이스라엘 드론이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다친 기자를 구조하려던 구조대원들에게 수류탄을 투하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기자 2명이 다쳤으며, 레바논군은 미국 측 채널을 통해 이스라엘군에 구조 활동 허용을 요청했다.
이스라엘 군 당국은 "해당 차량이 헤즈볼라 측 군사 시설에서 출발해 전방 방어선을 넘어 병사들을 위협했다"며 휴전 위반에 따른 정당한 공격이었다고 주장했다. 취재진 부상에 대해서는 "관련 내용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날 레바논 남부 요모르 지역에서도 추가 공습으로 2명이 더 사망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군의 공격이 휴전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대응 차원에서 레바논 남부에 주둔 중인 이스라엘 포병 진지를 겨냥해 공격용 드론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주도로 지난 18일 휴전이 발효된 이후에도 상대측의 휴전 위반을 이유로 들며 무력 공방을 이어왔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과 레바논 정부는 23일 워싱턴에서 미국의 중재로 대사급 평화 협상을 시작한다.
이번 협상에는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중재자로 나서며, 나다 모아와드 주미 레바논 대사와 예히엘 라이터 주미 이스라엘 대사가 양측 대표단을 이끌고 참여한다.
레바논은 이번 협상에서 휴전 연장을 전제로 자국 남부에 투입된 이스라엘군 철수와 국경 획정 등을 논의할 본격적인 종전 협상을 기대하고 있다.
이스라엘도 헤즈볼라를 양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공통의 적'으로 규정하고, 헤즈볼라 무장해제를 위해 레바논 정부와 협력을 원하고 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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