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국내 건설현장 일부가 완전히 멈춰설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중동 지역 무력 충돌이 길어지면서 핵심 건축자재 수급에 빨간불이 켜진 탓이다.
23일 재정경제부가 주관한 민생 물가 특별 관리 관계 장관 TF 회의에서 김이탁 국토교통부 1차관이 건설 자재 가격 및 수급 현황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체 공정이 중단된 현장은 없지만, 5월 중 이러한 상황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게 국토부의 판단이다.
방수재와 단열재, 실란트, 아스콘 등 특정 자재 부족으로 해당 공종이 일시 중단된 사례는 이미 발생했다. 다만 다른 공정을 먼저 진행하는 방식으로 전체 일정에 미치는 타격을 줄이고 있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자재 확보 경쟁이 벌어지며 품귀 현상이 나타났던 전쟁 초기와 비교하면 재고 방출 등으로 상황이 다소 안정됐다는 진단이다. 국토부는 지난 10일부터 전국 5개 지방국토관리청을 통해 공장 274곳의 자재 수급 실태를 점검했다.
도로포장에 필수적인 아스콘 상황이 특히 심각하다. 원료인 아스팔트 생산이 줄면서 3월 공급량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70% 감소했고, 가격은 분쟁 발발 이후 20~30% 뛰었다. 중동산 중질유에 대한 높은 의존도 때문에 분쟁이 장기화되면 수급난이 더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다른 자재들도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다. 레미콘 혼화제는 최대 30%, 단열재는 40%까지 올랐고 접착제는 30~50% 인상됐다. 플라스틱 창호와 실란트, 철근 등도 일부 품목이 10% 안팎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분위기 속에 수도권 도시정비사업 현장에서는 공사 차질과 비용 증가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롯데건설은 이달 초 경기 광명제9R구역 재개발 조합에 공문을 보내 자재난 지속 시 공사비 인상과 기간 연장 협의를 요청했다. 현대건설 역시 지난달 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 조합에 원자재 가격 급등을 이유로 추가 비용 반영을 요구했다. 포스코이앤씨도 시공 중인 일부 사업의 시행사에 향후 발생 가능한 리스크를 담은 보고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관은 자재 수급 불안과 가격 상승이 주택 공급 및 부동산 시장, 그리고 도로·철도 등 사회간접자본 건설에 큰 부담이 된다고 진단하며 사전 관리 체계를 한층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긴급하지 않은 공사의 발주 일정을 조율하고 시급한 현장에 자재를 우선 배정하는 수요 관리에 나선다. 매주 자재 동향 브리핑을 통해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장 불안을 부추기는 허위 정보에는 즉각 대응할 방침이다. 담합이나 매점매석 같은 불공정 행위가 신고되면 공정거래위원회 등과 협력해 신속히 조치할 계획이다. 원료 가격 안정을 위한 대체 공급처 발굴과 함께 공사 기간 및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한 금융 지원도 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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