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이 6일 대구 중구 선거사무소에서 공천 배제(컷오프) 등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뉴스1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정치 행보를 둘러싸고 엇갈린 신호가 동시에 감지되고 있다. 본인은 대구시장 선거 출마 의지를 거듭 확인하며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지만, 당 내부에서는 국회로의 방향 전환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위원장은 전날 한겨레 신문과 인터뷰에서 보궐 선거 출마를 묻는 말에 "국회의원이 되고 싶었다면 2028년 총선을 기다렸을 것이다"며 "대구시장 선거에 나간다"고 잘라 말했다.
'무소속 출마를 뜻하냐'는 물음에는 "마음속 계획은 있지만 지금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확답을 피했다. 이어 "시민들은 공천 배제(컷오프)에 대해 '대구는 우리 편이니까 아무렇게나 해도 된다는 것이냐, 국민의힘이 시민을 배신했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시민을 배신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대구시장 출마 명분도 또렷이 제시했다. 그는 “대구에서 계속 활동해 온 정치인들은 도시가 역사의 뒤안길로 밀려나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하지 못한다”며 “나는 오랜만에 돌아와 변화를 더 빠르게 느꼈다. 위상이 격하된 대구를 정상 궤도로 올려놓고 싶다”고 밝혔다.
인터뷰 당시 이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소속임에도 당 상징색인 빨간색 대신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라고 적힌 흰색 띠를 두르고 있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당과 일정 부분 거리를 두려는 상징적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당 내부에서는 다른 기류도 포착된다. 이준우 대변인은 매일신문 유튜브 채널 '일타뉴스'에서 "지난주 장동혁 대표와 이 전 위원장이 반주를 곁들이며 늦은 시간까지 독대했다"고 전했다.
이어 "장 대표가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체제에서 당이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으니 국회로 들어와 싸워달라'고 설득했고, 이 전 위원장이 긍정적으로 화답한 것으로 안다"며 이 전 위원장이 뜻을 꺾을 가능성이 있다고 풀이했다.
그러나 당 밖에서는 보다 회의적인 시각이 제기된다. 보수성향 정치 평론가인 서정욱 변호사는 "이 전 위원장은 설득이 안 된다"며 지난주 장 대표가 독대한 것을 비롯해 "최고위원 등 지도부가 여러 차례 갔지만 설득이 안 됐다, 지도부가 할 만큼 했다"며 이 전 위원장을 고집불통으로 규정했다.
이어 "이진숙이 무소속으로 나온다고 생각하고 3자 구도로 가는 것을 대비해야 하지 않나 싶고 추경호나 유영하 의원이 대구시장 후보가 되면 그 지역구에 다른 분을 공천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변호사는 "장동혁 대표까지 가서 '공천 주겠다'고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정도 했으면 멈출 줄 알아야 한다"며 "본인이 대구시장 최고 적임자도 아니고 (더불어민주당) 김부겸을 이긴다는 보장도 없는데 왜 고집하냐.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 결승에 오른 유영하 의원(대구 달서갑)은 "무소속 후보와 단일화는 절대 없고 보궐선거 후보도 당원이 아닌 사람을 공천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이 전 위원장이 탈당한다면 아무것도 얻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유 의원은 대구CBS라디오 '류연정의 마이크온'과 인터뷰에서 "제가 국민의힘 후보가 된다면 저는 대구 시민을 상대로 선거운동하면 되고 만약 무소속 후보가 있다면 그분은 무소속으로 본인 선거운동을 하면 된다"며 무소속 후보와 단일화 가능성을 차단했다.
진행자가 "만약 유 의원이 대구시장 후보가 되면 지역구 보궐선거 후보로 이 전 위원장 가능성은 있냐"고 묻자 유 의원은 이 전 위원장이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상태에서 딜하는 건 절대 못 받아들인다"며 "탈당한 사람을 어떻게 받아주냐, 당은 자존심도 없냐"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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