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청주, 양정웅 기자) 5년 전 챔피언결정전에서는 팀의 패배를 지켜봐야만 했던 스무 살 가드.
어느덧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한 허예은(청주 KB스타즈)이 팀을 챔피언결정전 승리로 이끄는 대활약을 펼쳤다.
KB스타즈는 22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3위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와 BNK금융 2025~2026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1차전에서 69-56으로 승리했다.
역대 34번의 챔피언결정전을 통해 1차전 승리팀이 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확률은 73.5%로 드러났다.
KB스타즈가 통산 3번째 챔프전 우승에 높은 확률로 다가간 셈이다.
이날 KB스타즈는 경기를 앞두고 'MVP' 박지수가 훈련 중 발목을 다쳐 1차전에 출전하지 못한다는 비보를 접하게 됐다. 오전까지 치료를 받았지만, 부기가 좀처럼 빠지지 않아 결국 코트에 서지 못했다.
김완수 KB스타즈 감독도 경기 전 "처음에는 굉장히 당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결국에는 선수들을 믿을 수밖에 없다. 책임감도 늘었을 거다"라며 남은 선수들을 향해 신뢰를 보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박지수와 함께 삼각편대를 이룬, 이른바 '허강박'의 허예은과 강이슬이 있었다.
특히 허예은의 경우 상대 빅맨 배혜윤을 상대로 미스매치를 이용한 공격이 기대가 됐다. 배혜윤은 센스는 있지만, 허예은보다 발은 빠르지 않아 순간적인 돌파를 막기 어려웠다.
경기 시작 후 허예은은 동료들의 찬스를 봐주면서 본인도 조금씩 공격에 나섰다. 1쿼터 3점슛을 세 차례 시도해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지만, 과감한 시도가 돋보였다. 장기인 어시스트는 3개를 기록하며 이타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후 허예은은 2쿼터 중반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해결사 역할을 했다. 27-22 상황에서 3점포를 작렬하며 격차를 벌렸고, 상대의 외곽포로 쫓기던 상황에서는 본인이 직접 반대편 코트부터 넘어와 골밑 득점을 올리며 도망갔다. 2쿼터 막판에도 쐐기 3점슛을 작렬시켰다.
2쿼터에만 8득점을 기록한 허예은은 경기 후반 강이슬에게 주도권을 양보했지만, 필요한 순간마다 득점을 올려주며 팀의 여유 있는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허예은은 31분 48초를 뛰며 18득점 4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기존 자신의 챔피언결정전 한 경기 최다득점 기록(13점)을 넘어섰다. 자신보다 큰 수비수를 앞에 두고도 과감하게 딥스리를 쏘아올리는 등의 모습을 보여줬다.
상대팀 감독도 허예은의 활약에 혀를 내둘렀다. 하상윤 삼성생명 감독은 패배 후 "허예은에게 당한 것 같다"고 이날 경기를 정리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허예은은 "1차전 중요성을 다들 알텐데 이겨서 기분이 좋다. 다같이 해서 이길 수 있어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허예은은 초반 배혜윤과 매치에서 성공하지 못했음에도 결국은 분위기를 바꿨다. 그는 "거기서 바닥을 쳤으면 지수 언니가 아팠던 시즌과 다를 바가 없다. 성장했다는 걸 증명해보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니들도 나를 믿어줘서 내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고 얘기했다.
배혜윤을 앞에 두고 장거리포를 터트렸던 허예은은 "감독님이 계속 혜윤 언니 데리고 그런 슛을 쏘라고 하시더라. 미스매치니까 더 흔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NBA 최고의 슈터 스테판 커리(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영상을 봤다는 허예은은 "간절했다"고 했다. 그는 "그 전에도 3개 정도 무리한 슛 던져서 미안했는데 속죄의 슛이었다"며 "나를 믿었고, 결과가 따라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은 허예은 개인으로는 4번째다. 특히 첫 번째였던 2020~21시즌에는 삼성생명과 맞대결을 했는데, 2승 3패로 준우승에 그쳤다. 당시 KB스타즈의 주전은 염윤아와 심성영(현 우리은행)이었고, 허예은은 5경기 모두 출전했으나 평균 10분 12초 출전, 3.8득점 1.2어시스트에 머물렀다.
당시를 떠올린 허예은은 "그때는 까마득하다. 너무 어려서 아무 것도 모르고, 지고 나서 눈물만 흘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이도 5살 많아졌다. 지금은 (선수단 전체에서) 반 이상 와서 어느 정도 중참이다"라며 달라진 점을 언급했다.
김완수 감독은 "(허)예은이는 우리나라 최고 가드다. 예은이를 믿기 때문에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여유있게만 하라고 얘기했다"며 "예은이도 알고 있어서 준비를 많이 했다. 미스매치 공략에 대해 생각 많이 한 것 같다"고 칭찬했다.
김 감독과 허예은은 작전타임에서 큰 소리가 오가는 등 특별한 케미스트리를 보여주고 있다. 선수 시절 가드 출신이었던 김 감독이 허예은에게 많은 애정을 쏟고 있다.
그렇기에 허예은에게 "하고 싶은 대로 하라"는 김 감독의 말이 특별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그는 "하고 싶은 대로 하라는 말을 얻어내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얘기했다.
"고등학교 때는 하고 싶은 대로 다 했는데 그때는 하기 싫었다"는 허예은은 "지금은 그 말에 얼마나 많은 의미가 있다는 걸 안다. 하고 싶은 대로 하라는 것보다는 이해해달라는 뜻도 있을 거다"라고 했다. 이어 "그 말을 듣기까지 정말 노력했다"며 지난 세월을 돌아봤다.
사진=WKBL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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