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전효재 기자】포스코의 인도 진출 전략이 본궤도에 올랐다. 인도 1위 철강사 JSW그룹과 손잡고 오디샤 주에 일관제철소를 짓기로 하면서 22년 동안 지지부진했던 숙원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폭발적인 철강 수요가 예상되는 인도에서 입지를 확대해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22일 포스코에 따르면 최근 인도 현지에서 JSW스틸과 일관제철소 건설을 위한 합작투자계약(JVA)을 체결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인도를 방문한 포스코그룹 장인화 회장과 포스코 이희근 사장이 JSW그룹 사잔 진달 회장, JSW스틸 자얀트 아차리야 사장을 직접 만나 서명했다.
양사는 합작사를 통해 인도 오디샤주에 연간 조강 생산능력 600만t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공동 건설할 계획이다. 일관제철소는 쇳물을 뽑아 불순물을 제거하는 제선·제강 공정과 쇳물을 압축해 쇠판을 만드는 압연 공정을 모두 갖춘 제철소를 의미한다. 양사는 2031년 준공을 목표로 총 72억8800만달러(약 10조7600억원)를 투자한다. 포스코는 절반인 36억4400만달러(약 5조3800억원)를 부담하고 합작사 지분은 50%씩 나눠 갖는다.
신설 제철소 부지는 철광석 산지가 가깝고 철도·항만·도로·전력·용수 등 핵심 인프라 접근성도 우수하다. 안정적으로 원료를 조달하며 경제성까지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다. 포스코는 초기 건설·인프라 수요에 대응하고 중장기적으로 자동차강판·도금재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다.
포스코의 인도 시장 도전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2004년부터 인도 진출을 준비해 이듬해 오디샤주 정부와 연산 1200만t 규모의 일관제철소 건립을 추진했다. 하지만 주민 반대와 인허가 지연 등으로 2017년 사업을 접었다. 이후 세 차례의 도전도 번번이 무산됐다. 하지만 포스코는 인도 시장을 포기하지 않았다. 자동차용 강판 공장 등 하공정 투자를 성공적으로 진행했고, JSW그룹과의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며 인도 비즈니스 경험을 축적했다.
포스코가 20년 넘게 인도 시장을 포기하지 않은 이유는 현지 철강 수요의 폭발적인 증가세 때문이다. 인도는 경제가 고속 성장하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다. 2030년까지 연평균 경제 성장률이 6.7%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자동차·가전 등 현지 제조업이 성장하고 인프라 투자 확대가 이어지는 만큼 철강재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인도는 세계 2위 철강 수요국으로 지난해에만 약 1억6000만t의 철강 수요가 발생했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인도의 철강 수요는 올해 7.4%에 이어 내년 9.2% 성장할 전망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인도는 약 14억6000만명의 인구를 보유한 고성장 시장”이라며 “시장 선점을 위해 현지 철강사인 JSW와 전략적 협력을 지속 추진해 왔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파트너 선정부터 공을 들인 모습이다. JSW스틸은 연간 조강 생산능력이 3420만t에 달하는 현지 1위 철강사다. 신설 제철소 부지를 JSW 계열사가 소유하고, 인접 광산도 합법적으로 보유·운영 중인 점에서 앞선 직접 투자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일관제철소가 구축되면 철광석 조달부터 제련, 제품 생산까지 전 공정을 현지에서 수행하는 구조가 완성된다. 물류 비용을 절약하는 한편 인도와 가까운 남아시아 등 글로벌 사우스 시장을 공략하기도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의 기술력과 JSW의 프로젝트 수행 능력·원가 경쟁력이 상호 보완되며 사업 안정성이 높아질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는 인도에서 180만t 규모의 냉연·도금 공장 등 5개 철강 가공공장을 운영하며 사업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했고, 성공적인 현지화 기반을 닦아 놓았다”며 “소재부터 제품까지 아우르는 완결형 체제를 구축해 인도 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포스코가 인도 시장에서 확실한 신규 수입원을 확보할 수 있느냐다. 아직 신설 제철소의 수익성을 전망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포스코의 인도 냉연 도금 제작법인 ‘포스코 마하라슈트라’를 통해 성장세를 가늠해볼 수 있다. 해당 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1조9630억원으로 전년 대비 9.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160억원으로 27.4% 늘었다.
포스코의 오랜 숙원 사업인 인도 제철소 건설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장인화 회장의 ‘완결형 현지화 전략’이 첫 번째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 주요 국가에서 철강 생산부터 가공까지 모두 가능한 체제를 구축하는 전략이다. 장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인도·미국 등 성장 가능성을 가진 지역에서 현지 최고 파트너와 합작으로 생산 거점을 개척해 완결형 현지화 전략의 구체적 성과를 창출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포스코는 올해 3건의 해외 철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인도 일관제철소 건설을 포함해 ▲미국 루이지애나 전기로 일관제철소 프로젝트 ▲미국 철강사 클리블랜드클리프스 협력이다. 포스코는 완결형 현지화 전략을 통해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위기를 정면 돌파할 방침이다. 관계자는 “고성장·고수익 시장을 중심으로 현지 거점을 확보하는 ‘완결형 현지화’ 전략을 가시화해 미래 철강사업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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